20대 취업준비생 이서현 씨는 요즘 식품을 고를 때 되도록 ‘비건’ 문구가 적힌 제품을 선택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면서다. 제품을 만든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는지도 꼼꼼하게 따진다. 이씨처럼 개인 신념에 따라 소비를 결정하는 이른바 ‘미닝아웃’이 Z세대(1997~2012년 출생자)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Z세대 3명 중 2명은 ESG 경영을 하는 기업 제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ESG 경영이 브랜드 선택과 제품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만 17~38세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9%는 ‘조금 비싸도 ESG를 실천하는 기업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문제가 있는 기업 제품은 보이콧하는 경향이 강했다.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나 ESG 관련 부정적 이슈로 구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63.7%에 달했다.
청년들은 기업 ESG 활동의 진정성도 꼼꼼하게 살핀다. 친환경적이지 않은데도 마치 환경친화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워싱’에는 응답자의 65.4%가 우려를 나타냈다. 대한상의는 “ESG 활동을 진정성 없이 단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기업은 청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의 ESG 경영 여부는 청년층의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2%)은 ‘취업이나 이직 시 지원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확인하거나 입사 여부 결정 때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Z세대의 소비 가치관이 이런 행동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중시하는 소비 키워드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26.5%가 자신의 신념을 소비로 증명하는 ‘미닝아웃’(26.5%)을 골랐고 ‘아주 보통의 하루’ 줄임말로 소소한 만족을 추구한다는 뜻의 ‘아보하’(23.3%)를 선택한 사람도 많았다. 가장 많이 선택한 답은 절약을 중시하는 ‘짠테크’(32.9%)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