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설계한 파생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사전에 지정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이표(쿠폰) 수익을 지급한다. 판매 증권사는 고객에게서 받은 돈으로 채권을 매수하는 동시에 기초자산의 매도 선택권(풋옵션)을 내다 판다. 만기에 채권이자와 풋옵션 매도 프리미엄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이 다양하고,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클수록 기대 수익률이 높다.
증권가는 다음달부터 ELS 발행액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이 지난해 홍콩 H지수 연계 상품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중단한 ELS 판매를 재개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오는 9월부터 시행하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따라 300여 개 거점 점포에서 제한적으로 ELS 판매에 나선다.
증권업계에선 시장 금리 하락과 증시 상승세 둔화로 ELS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권 지점에서 근무하는 한 증권사 PB는 “국내 증시 상승장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주도주가 빈번히 뒤바뀌어 종목 선택 부담이 커졌다”며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고, 조건에 따라 연 환산 20%대 수익도 노릴 수 있는 상품의 매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지수가 최고가에 근접한 상황에서 ELS 판매가 늘어난 점도 우려를 산다. 2021년 초 홍콩 H지수가 1년 전보다 15% 급등하자 국내에선 관련 ELS가 20조원어치 발행됐지만, 이후 H지수가 3년 동안 하락하자 4조6000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테슬라 주가가 295달러까지 급락하자 작년 12월~올해 1월 테슬라 주가 400달러대에서 팔린 상품 다수가 손실을 봤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LS는 과거 중위험·중수익 제품으로 마케팅이 이뤄졌지만 하락장에서 손절이 불가능하고 전액 손실이 가능한 고위험 상품”이라며 “철저히 위험성을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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