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25년전 지점 없는 온라인 증권사를 출범한다고 했을 때 모두들 우려했지만 키움은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 1인자가 됐습니다. 퇴직연금 역시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내년 2분기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앞둔 키움증권의 표영대 연금사업총괄 상무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점이 없다는 특징을 온라인 전문이라는 장점으로 승화해 빠른 시일 내에 키움을 증권업계 퇴직연금 점유율 ‘빅5’안에 안착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인적·물적 요건을 준비한 뒤 내년 2분기부터 연금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의 퇴직연금 전략은 기업과 사업장 단위로 이뤄지는 퇴직연금 영업과 직원 설명회, 상품 설명 등 핵심 과정을 모두 비대면·온라인으로 구축하는 데 있다. 표 상무는 “코로나19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보편화로 이제 고객들이 비대면 환경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며 “지점 인력 없이도 사업장을 확인하고,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상품 전략은 실물이전을 위한 폭넓은 라인업, 업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수료율, 키움증권만의 특화 상품 개발이라는 세 가지 트랙으로 준비하고 있다. 표 상무는 “똑같은 상품이라도 온라인 비대면 판매를 통해 마진을 줄여 상품 유형별로 몇 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에서 몇십bp까지 수수료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며 “차별화된 수익률이 증권업계에선 우리 서비스를 선택할 가장 확실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은 기존 퇴직연금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연금 인출'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적극적인 자산 증식 전략을, 장년층에게는 절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은퇴 후 합리적인 인출 계획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표 상무는 “사업 초기부터 인출을 고민하는 고객들이 세제 혜택과 인출 계획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화두인 정부여당의 퇴직연금 기금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기회’라 평가했다. 정부여당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으로 퇴직연금 기금화 방안에 대한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표 상무는 “기존 사업자들은 시장 점유율을 지켜야 하지만, 후발주자인 키움은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 상무는 2005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당시 삼성SDS에서 교보생명 산업은행 등 금융권의 시스템 구축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고, 미래에셋증권에서 15년 간 연금 사업 부문에 재직한 ‘퇴직연금 1세대 전문가’다. 지난해 취임한 엄주성 사장이 수익 다변화의 일환으로 퇴직연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에서 영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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