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간에선 이례적이라고 평가하지만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김건수 NC AI 에이전틱 AI 랩 실장(사진)은 지난 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I라는 개념이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부터 기술을 축적해온 NC의 뒷심이 재평가받은 결과”라는 게 그의 얘기다. NC AI는 2011년 엔씨소프트 내 AI 전담 조직으로 출범했다. 초기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 대규모 실시간 게임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식이었지만 2022년 상용 AI 모델 ‘바르코AI’를 개발해 국내 최초로 게임사가 범용 AI를 산업계에 제공하는 길을 열었다.
이번 선정 과정에서도 이 같은 게임사의 아이덴티티가 돋보였다는 설명이다. NC AI는 비플레이어캐릭터(NPC) 대화, 자동 번역, 음성 합성 등 실시간 대규모 서비스 운영에서 ‘지연 없는 응답’과 ‘다층 맥락 이해’ 같은 고난도 AI 역량을 축적했다. 김 실장은 “차세대 AI 분야로 주목받는 멀티모달 분야에선 고품질 3차원(3D) 애니메이션, 사운드, 음성 합성(TTS)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며 “게임을 통해 이런 데이터를 오랜 기간 쌓아온 NC AI가 국내 산업 현장에 맞는 멀티모달 상용 모델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았다”고 말했다.‘기술 개발→현장 적용→상용화’ 전 과정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NC AI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서울대,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학계와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SK스토아 등 산업계 54개 사 및 기관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그랜드 컨소시엄’을 꾸렸다. 실수요기관 40곳과 개발·연구를 맡는 참여 기업 14곳으로 다섯 개 컨소시엄 중 가장 큰 규모다. NC AI는 전체 프로젝트의 기획·통합 관리·기술 총괄 및 핵심 모델 설계를 맡을 예정이다.
다만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 경험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NC AI는 대규모 한국어 텍스트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글로벌 빅테크가 한국어 데이터를 늘려도 한국 산업 특성에 맞춘 모델은 국내 기업이 가장 잘 만들 수 있다”며 “멀티모달 기반 산업형 LLM으로 한국 AI가 단순 방어를 넘어 수출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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