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2일 16:0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이 매각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에듀윌의 주요 사업은 넘기지만 에듀윌 상표권 등은 양형남 에듀윌 회장이 지배하는 회사가 계속 가지고, 로열티를 받는 독특한 매각 구조 탓이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사모펀드(PEF)는 에듀윌 인수를 추진하다가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접었다. 매각 가격은 600억원 수준으로 논의됐다.
에듀윌의 최대주주인 양 회장 등은 지난해부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1년 넘게 성사되지 않고 있다. 매각 측은 에듀윌의 주요 사업을 떼내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넘기고, 이 법인을 매각하는 방식을 희망했다. 다만 매각 대상에 에듀윌 상표권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 이후에도 에듀윌 이름을 쓰려면 로열티를 계속해서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에듀윌의 오프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학원 건물도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건물 중 일부는 양 회장이 지배하는 기존 법인에 남게 되고, 양 회장 개인 소유 건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측 입장에선 인수 이후 임차료 지출이 발생하고,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면 학원을 이전해야 할 수 있다는 리스크 있다. 매각 측은 에듀윌 내 경영 지원 부문을 매각하지 않고, 인수 측에 경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제시했다.
양 회장이 경영권 매각 후 후순위로 매각 자금 일부를 다시 출자하기로 했지만 매각 측에 지나치게 유리한 구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매각 측은 이런 매각 구조를 알리지 않다가 구체적인 협상에 돌입하자 돌연 다양한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에듀윌은 1992년 국가고시연구원으로 시작해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에 힘입어 성장했다. 하지만 공무원과 공인중개사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에듀윌의 실적도 고꾸라졌다. 에듀윌은 지난해 8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128억원) 대비 26.8% 감소했다.
에듀윌은 2023년 영업적자가 12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급여) 지출을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이면서 흑자 전환엔 성공했다. 지난해 초 양 회장이 본인 소유의 건물을 현물출자해 회사의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77억원 늘어나면서 완전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에듀윌 관계자는 "회사 경영권 매각 의사가 없어 매각에 난항을 겪는다는 것 자체가 사실이 아니고, 여러 투자자와 투자 유치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외부 투자자와의 투자 협의는 기업 경영의 일환으로 계속 열려 있고,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합의가 어려운 경우 협의를 종료하는 건 자연스러운 절차"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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