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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삶이 곧 역사다…격랑의 한국사 110점을 수집한 사람[서평]

입력 2025-08-15 10:32   수정 2025-08-15 10:33

1945년 7월, 해방을 한달 앞두고 스무살 김태봉씨는 아내와 딸을 두고 전선으로 떠났다. 광복절을 목전에 둔 시점에 그가 남긴 편지 형식의 유언장을 읽으면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의 처지가 뼈아프게 다가온다. 물론 후에 그가 불귀의 객이 됐는 지 무사히 돌아왔는 지 기록된 역사는 없다.

"남기고 가는 아키코(明子)를 잘 길러서 국민학교는 졸업시켜주시오. (중략) 내 옷들은 깨끗하게 세탁하고 햇빛에 소독하여 동생 태규에게 주시오. (중략) 부모님의 장수와 오랜 행복을 기원합니다. 일제히 스러져 보람있는 젊은 벚꽃, 대일본제국 만만세." <내 방안의 역사 컬렉션> 중 333쪽.



역사 컬렉터이자 기록학자 박건호가 격동의 대한민국 근현대사 150여 년에 걸친 사료를 모아 <내 방안의 역사 컬렉션>(휴머니스트)을 출간했다. 김태봉의 유언장을 비롯해 책 곳곳에 시대의 울림이 그득하다. 그가 30여 년에 걸쳐 모은 것들에는 최초의 태극 도안이 실린 미국 해군이 발해한 책, 순종의 칙령, 독립선언문 필사본과 같은 거대한 역사적 흐름을 다룬 수집품도 있지만 편지, 일기장, 영수증, 국민학교 상장 등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품목도 상당하다. 이 중에서도 저자는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기지 못한 범인의 삶에 묻어난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수집했다고 설명한다. 사실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물건에 담긴 옛 사람들의 삶을 오롯이 전달하고 싶었다는 게 저자의 머릿말 고백이다.

책은 수집품에 얽힌 이야기와 함께 역사적인 맥락과 배경을 조명하는 서술과 수집품의 이미지를 정성스레 담았다. 110여개의 수집품이 조선말기 개항부터 해방 직후(한국전쟁 직전)까지 시간 순서대로 나눠진 5개의 시기에 구성됐다. 책이 역사 교과서 바깥의 작은 박물관이 돼 주는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이 일제시대의 어두운 역사만을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역사책에 기록되지 못한 보통의 삶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다. 그는 책에서 "과거의 도움으로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갔다"며 "선인들이 남긴 자료에서 그들의 꿈과 희망을 발견해내고 따뜻한 시선으로 공감하길 바란다"고 전하고 있다.

이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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