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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의 함정과 포섭적 이노베이션 [이지평의 경제 돋보기]

입력 2025-08-18 08:34   수정 2025-08-18 08:35



지난 7월 20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일본인 퍼스트’를 강조하고 외국인 유치정책을 비판하는 참정당이 돌풍을 일으켜 외신에서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일본의 외국인 근로자 유치 실적은 아직 한정된 수준인데도 이와 같은 불만이 고조된 것은 일본 서민층의 최근 생활고도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아베노믹스의 돈 풀기, 엔고 억제 정책의 누적적 효과로 일본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대를 기록하면서 명목임금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비용 부담도 커져 근로자가 손에 쥐는 가처분 소득은 더욱 부진한 상황이다.

물론 서민층의 생활고, 물가고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노골적인 반이민 정책,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고 있다. 최근의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의 성과가 획기적인 생산성 상승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에너지혁명, 바이오혁명도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서민들의 생활고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기술혁신이 사람들의 삶의 개선에 기여하지 않고 생활고가 오히려 심화되는 것은 의아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가속화되는 이노베이션의 성과가 일부 부유층에게 부를 집중시키고 있는 것일까.

사실 이노베이션은 그것만으로 근로자의 임금 상승 등을 통한 소득 수준의 전반적인 확대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런 애쓰모글루 등의 저서인 ‘기술혁신과 불평등의 1000년사’에 따르면 제1차 산업혁명기인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의 100년가량은 근로자의 임금이 정체 내지 하락했다고 한다. 기존의 숙련노동이 기계로 바뀌는 과정에서 미숙련 근로자의 장시간 노동이 확산되고 기존의 숙련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운동까지 발생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이후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이에는 근로자들의 단결과 함께 포섭적 이노베이션이 중요했다고 한다. 증기기관이라는 산업혁명을 가져온 범용기술(GPT: General Purpose Technology)이 중요했으나 이것이 기존의 노동력을 합리화하는 공장 분야에만 적용되지 않고 점차 철도, 증기선박의 발명 등으로 연쇄적인 효과를 주고 포섭적인 성장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철도의 탄생으로 도심에서 교외로 생활권이 확산하고, 여행 및 레저산업도 부흥하는 등 새로운 부가가치와 노동 수요를 창조해 실질임금도 상승했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AI의 경우도 범용기술로서의 발전, 기존 분야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는 포섭적인 이노베이션이 중요한 시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차세대 6G 통신 및 데이터센터 기반의 확충과 함께 이를 활용한 원격의료 및 포섭적 교육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한편, 지방과 도시의 격차 완화도 모색할 수 있다. 산업혁명기에 도심에서 교외로 주거 지대가 확산된 것처럼 원격근무도 인구의 지방 분산 및 이동의 활성화를 통해 경제성장의 활력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린 에너지혁명, 바이오혁명, 스마트시티 및 교통혁명, 콘텐츠 서비스 혁신 등을 AI와 연계해서 새로운 시장,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개척에 나서는 것도 중요한 시점이다. 예를 들면 태양광발전 및 충전, 자율주행 교통 시스템과 연계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해 나갈 수 있다. 이러한 포섭적인 이노베이션을 위해서는 AI 등의 각종 전문 범용 기술과 함께 이를 활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 사업을 창조하는 능력, 비즈니스 생태계의 강화가 중요할 것이며, 스타트업 기업, 대학 등을 포함한 포섭적 이노베이션 생태계의 구축에 주력하는 국가적인 AI 연계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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