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팬들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 광복절 특별사면에 맞춰 유승준의 입국 제한을 재검토해달라고 촉구한 가운데, 이 대통령이 10년 전 유승준을 비판한 글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5년 페이스북에 '국민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국을 버린 자,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유승준을 작심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유승준씨, 그대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사는 대한의 젊은이들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다가 오늘도 총기 사고로 죽어가는 엄혹한 나라, 대한민국에 돌아오고 싶느냐"며 "한국인들 주머니의 돈이 더 필요한가, 아니면 갑자기 애국심이 충만해지셨냐"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언어로 노래하며 대한국민으로서의 온갖 혜택과 이익은 누리다가 막상 국민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걸 피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버리고 외국인의 길을 선택한 그대"라며 "왜 우리가 한국인과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인인 그대에게 또다시 특혜를 주고 상대적 박탈감에 상처받아야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상대적 박탈감과 억울함은 갖가지 방법으로 병역 회피하고도 떵떵거리는 이 나라 고위공직자들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이제 그만 그대의 조국에 충실하고 배반하고 버린 대한민국은 잊으시길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이 글이 재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지난 9일 유승준의 팬들이 조 전 대표 등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이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맞춰 이 대통령을 향해 유승준에 대한 사면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승준은 지난 세월 동안 많은 비판과 제재를 감내했다. 잘못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짊어졌다. 이제는 과거를 돌아보고,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부여할 시점"이라며 "이 대통령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했었다.
1997년 한국에서 가수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유승준은 2002년 입대를 앞두고,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후 우리나라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서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조 전 대표를 포함한 83만6687명에 대해 오는 15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전날 밝혔다. 사면 유형은 일반형사범 1920명, 정치인 및 주요 공직자 27명, 경제인 16명, 노조원·노점상·농민 184명 등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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