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까지 ‘관악S밸리’를 통해 1000개 스타트업과 1만 명의 창업가가 배출될 것입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악S밸리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관악S밸리는 박 구청장이 첫 임기인 2018년부터 서울대와 손잡고 미국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시작한 창업 지원 생태계 구축 사업이다. 사법시험 폐지 이후 고시생이 줄줄이 떠난 신림동 고시촌에 혁신 창업가가 몰려들며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구청장은 더욱 힘차게 노를 젓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자치구 최초로 창업 지원 전문기관인 관악구중소벤처진흥원을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박 구청장이 설득에 나서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를 초대 이사장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박 교수는 1998년 서울대 제1호 실험실 벤처기업 에스엔유프리시젼을 설립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낙성대 일대에는 공원 부지 지정 해제를 통해 창업 보육 거점 공간을 마련하고, 서림동 옛 289번 버스 종점에는 745억원을 들여 ‘서울창업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주관하는 연구개발(R&D) 벤처·창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지정도 추진 중이다. 지구로 지정되면 건폐율, 용적률, 높이 제한 등 도시 계획상 인센티브와 각종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박 구청장은 “서울대와 풍부한 인재, 교통 인프라, 체계적인 창업 지원이 결합해 전국 최고의 스타트업 허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관악구의원과 서울시의원을 거쳐 민선 7기 때 구청장에 오른 그는 임기 초 행정 조직을 기업 친화적으로 바꾸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기존 지역경제과를 일자리벤처과, 지역상권활성화과, 청년정책과로 개편해 경제 성장과 청년 지원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는 “관악이 더 이상 베드타운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해 행정 조직부터 손봤다”고 설명했다.
2022년 신림선 경전철 개통이 맞물리며 상당한 시너지를 냈다. 인재 풀과 창업 인프라에 이끌린 입주 기업들은 저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꿈꾸며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관악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도 매년 관내 유망 스타트업을 파견하고 있다. 지난해 8개 기업 중 2곳, 올해는 10개 기업 중 4곳이 잇달아 혁신상을 받는 성과도 냈다.
관악산 자락에 방치된 자투리땅, 불법 경작지, 생활 쓰레기 투기 장소 등을 정비해 총 24개 근린공원을 조성하는 ‘관악24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낙성대지구엔 2월부터 축구 전용 구장을 신설해 운영 중이며, 4월에는 관악 파크골프장을 개장했다.
박 구청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해 관악을 ‘창업·힐링 도시’로 완성하고 싶다”며 “2030년께 관악은 청년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니라 일자리와 휴식, 레저가 어우러진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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