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성능을 30~50% 낮춘 블랙웰을 거래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AI 소프트웨어를 개발·운영하는 최고 성능 컴퓨터의 핵심 부품이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중국 판매가 금지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의 구체적인 협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젠슨 황)가 곧 이 문제로 나를 만나러 올 것 같다”며 “대형 모델이 아니라 성능을 낮춘 버전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블랙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H20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는 대신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내는 별도 합의를 엔비디아와 체결했다는 내용도 확인했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H20 칩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에 대해 “중국이 이미 보유한 구식 버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H20 칩의 중국 수출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가 최근 다시 허용했다.
엔비디아와 AMD 주가는 이날 각각 0.37%, 0.28% 떨어졌다.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내야 한다는 소식에도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영국 자산관리업체 퀼터체비오의 벤 배링거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투자자 입장에서 매출 85%는 0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권과 산업계에선 사기업의 대(對)중국 수출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내도록 합의한 사실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원 미중위원회 공화당 위원장인 존 모레나 의원은 “수출 통제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최전방의 방어선”이라며 “정부가 중국에 AI 역량을 강화할 기술을 판매할 면허를 내주도록 장려하는 선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다수 기업에 엔비디아 H20 칩 사용을 제한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국유기업이나 민간기업이 정부 또는 국가 안보 관련 업무에서 H20을 사용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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