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난을 겪는 여천NCC를 놓고 지분을 50%씩 보유한 공동 대주주 한화와 DL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3000억원 규모 자금 대여를 두고 반목하던 두 그룹은 이번엔 여천NCC의 1000억원대 국세청 추징금으로 맞붙었다. 두 그룹의 자금 지원 결정으로 여천NCC는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부실 책임과 원료 공급 계약을 둘러싼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화는 12일 ‘여천NCC 세무조사 결과 및 원료 공급에 대한 추가 설명자료’를 내고 “여천NCC는 올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DL에 에틸렌과 C4RF1(합성고무 원료) 등을 시가보다 싸게 공급했다는 이유로 1006억원을 추징당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여천NCC가 주주사에 원료를 싸게 넘겼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추징금 1006억원을 부과했다. 이 중 95.6%는 DL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로 인한 추징금(962억원)이었다. 한화와의 거래로 물린 추징금은 44억원(4.4%)이었다.
DL은 반발하고 있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에틸렌은 용도별로 공급가가 다르게 책정되는 만큼 DL 공급가가 한화보다 낮을 수 있다”며 “에틸렌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C4RF1은 시가 개념 자체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여천NCC는 과세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낼 계획이다.
두 그룹의 갈등은 여천NCC와의 원료 공급 재계약으로 확산하고 있다. DL, 한화가 각각 여천NCC와 맺은 원료 공급 계약이 지난해 12월 만료돼 재계약 단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두 그룹이 이견을 보이고 있어서다. DL은 여천NCC 실적이 개선될 때까지 두 그룹 모두 하한가를 설정하는 식으로 공급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장기 계약을 맺자고 주장한다. 한화는 여천NCC의 DL 공급단가가 낮았던 데다 에틸렌 시세도 떨어진 만큼 재계약 때는 DL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