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1980년 설립한 ‘헤임인터내셔널’은 어린이 영어 교재를 수입해 판매하던 소규모 사업체였다. 이후 ‘웅진출판’으로 사명을 바꾼 뒤 유아·초등 전집 시장에 뛰어들어 출판업계 선두에 올랐다. 1990년대 학습지 브랜드 ‘씽크빅’을 선보이며 국내 대표 교육 기업으로 거듭났다. 2000년대 들어 단행본과 전자책, 디지털 학습물 등을 시장에 내놨고, 최근에는 에듀테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출판과 교육 양축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웅진씽크빅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기 훨씬 전부터 디지털 학습 콘텐츠를 개발하며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체질을 꾸준히 다져왔다.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이런 도전과 변화의 의지를 알리기 위해 최근 ‘미래를 여는 여름 2025’라는 이름의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이달 주말과 공휴일에 경기도 파주시 본사 사옥으로 고객들을 초청했다.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니라 웅진씽크빅이 지향하는 교육 철학과 미래 교육에 대한 고민을 체험과 놀이를 통해 전달하는 자리다. 그간 출시한 도서와 교구, 학습지, 디지털 학습 솔루션 등을 전시해 웅진씽크빅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오픈하우스 행사 중심에는 웅진씽크빅의 미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에듀테크 체험 공간이 있다. 웅진씽크빅은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자사 교육 콘텐츠의 무게 중심을 학습지에서 인공지능,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 솔루션으로 옮기고 있다. 특히 개발 단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K에듀’를 수출하는 글로벌 교육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AR피디아(ARpedia)’와 ‘링고시티(Lingocity)’다. AR피디아는 실물 책과 전용 교구인 ‘마커’를 스마트 기기에 인식시켜 공룡, 자동차 등 증강현실로 구현된 오브젝트와 함께 책을 읽는 신개념 서비스다.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3년 연속(2022~2024년)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높은 기술력과 콘테츠 경쟁력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성과를 냈다. 현재 미국,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24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링고시티는 메타버스 환경에서 아바타를 통해 영어 말하기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영어 회화를 익히는 게임형 학습 플랫폼이다. 생성형 AI가 내장된 원어민 NPC와 자유롭게 대화하며 실생활에서 영어를 학습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서비스 중이며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수출을 앞두고 있다.
에듀테크 제품뿐 아니라 기존 콘텐츠와 서비스에도 AI가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웅진씽크빅은 올 하반기 ‘AI 서술형 평가’ ‘AI 자동문항생성’ ‘AI 상담교사’ 등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을 디지털 학습물과 현장 교사 업무에 적용할 예정이다.
AI 서술형 평가는 서술형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를 수 있는 자동 첨삭 서비스다. AI가 아이들이 작성한 답안을 즉각 채점하고, 반응형 시스템을 통해 맞춤 피드백 제공한다. 보상과 힌트를 제공해 학습 지속력과 흥미를 높이도록 설계됐다. AI 자동문항생성은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형 문제를 빠르게 제작하는 솔루션이다. AI가 아이의 학습 수준을 진단하고, 복습이나 개념 정리에 필요한 문제를 자동으로 생성해 제공한다. AI 상담교사는 상담 업무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솔루션으로 학습 교사가 상담 기록을 정리하거나 성취 목표, 보완 과목을 파악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여준다.
이처럼 웅진씽크빅은 에듀테크뿐 아니라 전통적 사업에도 AI를 적극 도입해 전사적으로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듀테크 및 디지털 전환 전략을 총괄하는 DGP(Digital Growth Platform) 본부도 신설했다. DGP본부는 디지털 신제품 기획부터 개발, 운영까지 아우르며 기술 기반 교육 콘텐츠의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맡는다.
김일경 웅진씽크빅 DGP본부장은 “AI 시대에도 교육의 무게중심은 결국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둬야 한다”며 “웅진씽크빅은 45년간 지켜온 교육 철학을 기반으로 미래 기술 리더를 위한 에듀테크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옥 기자 histm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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