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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향 30만원"…강남 유흥가 덮친 '액체 정체' 상상초월

입력 2025-08-13 13:15   수정 2025-08-14 10:00


마약은 아니지만 프로포폴과 효과가 비슷한 전문의약품을 액상담배와 혼합해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검거됐다. 판매업자들은 강남 유흥 업소 등에 부정의약품을 공급하면서 구매자에게 “불법이 아니라 처벌 받지 않는다”라고 홍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은 아니지만 같은 효과를 가진 약품들에 대한 관리 감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해외에서 밀수입한 전문의약품과 시중 판매 액상담배를 혼합해 부정의약품을 제조하고 유통한 혐의(보건범죄단속법 위반)로 피의자 등 10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2명은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법망 피한 '신종 마약'
경찰에 따르면 이번 범행에 사용된 에토미데이트는 전신마취 유도에 사용되는 전문의약품이다. 프로폭세이트는 해외에서 어류 마취 등에 쓰이며 이때까지 국내 사용이 지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3년 홍콩에서 소위 '우주오일(space oil)'이라고 불리며 확산되자 홍콩 당국은 이를 마약과 같은 등급으로 규제하고 있다. 이들 의약품은 모두 중추 신경계 억제를 유도해 최면·진정 작용을 유도하는 등 수면마취제로 유명한 '프로포폴'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는 프랑스 국적의 A씨와 미국 국적의 B씨 등이다. 이들 부부는 전자담배 카트리지 형태의 부정의약품을 강남 일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판매하기로 마음먹고 작년 5월경 제조, 유통, 밀수입책으로 지인 5명을 포섭해 SNS 단체 대화방을 만들었다. 이들은 밀수입부터 제조·유통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며 관련 비용까지 전담하는 등 총책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태국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 중이다.


하부 조직원들은 밀수입, 제조, 홍보·판매로 역할을 분담해 단계별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전문의약품을 홍콩에서 밀수입한 후 작년 9월 시중에서 판매되는 액상담배와 일정 비율(7:3)으로 배합해 카트리지 987개를 제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약학 또는 화학 관련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배합과 용량 통제 등도 손으로 직접 했다"고 말했다.

유통책 C·D·E씨는 24년 5월부터 10월까지 하부 유통책 H·I씨 및 유흥업소 종사자에 174개 판매했다. 이들은 10개 미만 구매 시 30만원, 31~50개는 25만원, 51~100개 미만 23만원, 100개 이상 2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다량 구매자를 우대하는 등 구체적인 판매를 계획했다.

또한 구매자의 흡연 기호에 맞춰 복숭아향·포도향 등 다양한 종류의 액상담배를 전문의약품과 혼합했다. 일당은 유흥업소에서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샘플을 제공하며 '불법이 아니며 검출되지 않는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등의 홍보 활동을 하며 직접 판매 한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A씨의 지시를 받아 300개를 여행용 가방에 은닉해 작년 10월 태국으로 출국한 후 방콕 공항에서 불상자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판매해 해외 판로 개척까지 노렸다.

수사팀은 작년 7월 강남 유흥업소 종사자가 케타민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한 결과, 피의자 C씨의 주거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전문의약품 대량 발견했다. 이후 피의자 C씨의 휴대전화 SNS 대화 내용을 토대로 관련 공범을 특정한 후 순차 검거했다.

경찰은 에토미데이트 750ml와 프로폭세이트 750ml, 액상담배 432ml, 부정의약품이 담긴 전자담배 카트리지 514개와 현금 2억 4800만원을 압수했다.
식약처 "매수·투약해도 엄중처벌"
식약처는 경찰 요청에 따라 지난 12일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지정하고 이번에 새로 적발된 전문의약품 프로폭세이트를 '임시 마약류'로 지정 예고했다. 경찰은 "이전까지는 마약이 아닌 전문 의약품으로 분류돼 투약자 처벌이 불가능했지만, 임시 마약류로 지정되면 제조·유통자 뿐만 아니라 단순 매수자나 투약자까지 처벌이 가능해진다"며 "프로폭세이트 등 유사체 10종을 신종 마약으로 분류해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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