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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은행 종노릇, 그리고 이자놀이

입력 2025-08-13 17:26   수정 2025-08-17 17:09

2023년 10월 30일 국무회의.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이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쏘아붙인 적이 있다. 그 유명한 ‘은행 종노릇’ 발언이다. 이후 은행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로 떼 돈을 벌고, 매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굳어졌다. 제조기업과 같은 피나는 혁신 없이 수조원의 이자 이익을 거둔다는 조리돌림도 당했다. 은행권은 바짝 엎드렸다. 그리고 대출 이자 및 수수료 감면, 대환 대출, 현금 지원 등의 상생 방안을 앞다퉈 쏟아냈다.
정부의 현금인출기 된 금융사들
정권이 바뀌어도 은행은 여전히 ‘죄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을 써달라”고 일갈했다. 금융권이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을 기반으로 거둔 이익이 국내 기업 투자에 다시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취지다. 선의(善意)엔 공감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자놀이’ 발언은 은행을 폄훼하고, 업(業)의 본질을 오해한 측면도 있다. 은행의 본업은 이자 장사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매출과 이익을 거두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은행업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을 뿐이다.

대통령의 이자놀이 경고 이후 관치금융의 파도는 거세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먼저 금융사들에 ‘생산적 금융’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100조원 넘는 규모로 조성할 예정인 첨단기업 지원을 위한 국민성장펀드에 돈을 보태라는 노골적 요청이 뒤따랐다. 감당해야 할 돈의 규모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취약계층 채무 탕감·조정을 위한 배드뱅크에 4000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한 직후 또 떠안은 숙제다.

하이라이트는 금융권에 떠넘긴 교육세다. 정부는 그동안 금융사 수익에 0.5%의 교육세를 부과해왔지만, 내년부터 1조원 초과 수익에 대한 교육세율을 1%로 높이기로 했다. 금융사 60여 곳이 짊어져야 할 부담만 연간 1조3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명확한 기준 없이 임의로 올린 세율로, 사실상 횡재세에 가깝다.
금융은 정책 수단 아닌 산업
문제는 은행과 보험사마다 수익이 수천억원씩 쪼그라들어 정부가 강조해온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생겼다는 점이다. 주주 환원 여력이 줄어든 만큼 배당과 자사주 매입 계획이 틀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밸류업은커녕 ‘밸류다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금융사는 사업을 하는 기업이지만 가계와 기업의 자금을 중개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 대출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업에 출자하는 모험자본 역할도 맡고 있다. 좋든 싫든 간에 경제 위기 땐 사회적 손실을 흡수하는 ‘방파제’이자 ‘최후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한국 금융은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과 시장도 더 단단해진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금융은 필요할 때마다 두들기는 동네북이 아니다. 정부의 현금인출기(ATM)도, 정치권의 정책 실현을 위한 수단도 아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인 동시에 실핏줄이자 고동(鼓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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