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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펀드 조성해 'AI 3대강국' 도약…구조개혁 과제는 빠져

입력 2025-08-13 17:51   수정 2025-08-14 01:59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3%로 끌어올리는 경제 성장 정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일각에선 대선 공약을 반복·요약한 내용으로 노동 유연성 제고, 산업 구조조정 등 전문가들이 잠재성장력 확충을 위해 꼽은 구조개혁 과제는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AI·반도체 등 전략산업 집중 지원

국정기획위원회는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지속해서 하락하는 잠재성장률을 3%로 끌어올려 ‘진짜 성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 1.8%, 내년 1.6%를 기록한 뒤 2031~2040년에는 연평균 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로, 국가의 ‘경제 체력’을 나타낸다.

국정기획위는 경제 발전 전략으로 AI·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과 에너지 전환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100조원 이상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 반도체, 2차전지, 로봇, 방산, 미래차 등 첨단 전략산업에 저금리 자금을 지원하고 유망 기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AI 고속도로 구축’과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 이상 조기 확보, 양질의 데이터 확충,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해 세계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통한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과학기술 인재 확보, 연간 40조원 규모 벤처 투자 달성, K컬처 시장 규모 300조원 및 방한 관광객 3000만 명 달성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경제계 우려 노동 공약 다수 채택
정부 안팎에선 국정기획위가 이날 발표한 국정과제로는 ‘잠재성장률 3%’ 달성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잠재성장률 제고에 필요한 노동시장 개혁 등 이해관계자들이 반발하는 구조개혁이 대거 빠져서다. 오히려 국정기획위는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대선 노동 공약을 다수 국정과제로 채택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기 위해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을 명문화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업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도 주요 국정과제로 포함됐다.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파업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체성 없는 정책 나열”
기업 혁신을 위한 교육 개혁안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국정기획위는 AI 3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100조원 이상 국민성장펀드를 5년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AI 인재 수급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AI 분야에서만 1만2800명가량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는데, 공약 내용이 선언적이고 구체성이 없다”며 “인력 공급 계획 없이 투자 계획만 나열했고, 잠재성장률 제고의 기본 요건인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 내용은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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