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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분기 영업익 20조원" 스트레티지, 혁신인가 폰지사기인가?[비트코인 A to Z]

입력 2025-08-27 11:45   수정 2025-08-27 11:46



비트코인을 기업 재무전략의 한복판에 끌어들인 회사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 이하 스트레티지). 2020년부터 이 회사는 본업인 소프트웨어 매출보다 비트코인 매입과 보유 전략으로 더 유명해졌다. 현재 스트레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62만8000개로 전체 발행량의 3%에 달한다.

사실 스트레티지의 소프트웨어 사업에서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은 미미하다. 그래서 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이다.
주가 프리미엄 활용 비트코인 매수
스트레티지 주가가 보유한 비트코인보다 높게 거래될 때(mNAV 1배 이상. mNAV는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비트코인 순자산가치(NAV)의 배수를 의미하며 기업가치를 비트코인 NAV로 나누어 산출된다) 주식을 발행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한다.

스트레티지는 BPS(Bitcoin Per Share)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제시하는데, 바로 주당 비트코인의 보유량을 뜻한다.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수가 늘어 희석되지만 스트레티지가 주식을 발행하고 모은 자금으로 더 많은 비트코인을 매집하면 손해를 보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스트레티지의 BPS는 2020년 회사가 비트코인 전략을 도입한 이후로 우상향했다.

게다가 스트레티지는 전환사채를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집했다. 무이자 쿠폰이나 초저금리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모은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트레티지 주가가 올라 전환가를 상회하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자본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스트레티지는 그동안 다양한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금리는 약 0.421%에 불과해 낮은 금리로 자본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집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은 왜 스트레티지의 주식과 전환사채를 살까
스트레티지는 그동안 ‘비트코인 레버리지 주식’으로 인식돼 시장에서 높은 mNAV 프리미엄에 거래되었다. 가령 2024년 11월 스트레티지 mNAV는 3.9배에 거래된 바 있으며 서학개미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스트레티지 주식을 매수하고 콜옵션을 매도하는 감마트레이딩을 통해 차익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감마트레이더는 스트레티지의 장기비전이나 비트코인의 펀더멘털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스트레티지 주가 변동성이 높은 수준으로만 유지되면 헤징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전환사채의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스트레티지 주가가 올라 전환가를 상회하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누릴 수 있다. 일종의 비트코인 콜옵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게다가 스트레티지 전환사채를 매수하고 주식을 매도하는 전략을 통해 헤징을 하며 차익거래를 하는 방법도 있다.

요약하자면 mNAV가 높은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환경에서 스트레티지 주식은 비트코인 레버리지 주식으로 기능하며 개인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고, 높은 주가변동성과 전환사채 구조는 기관 투자가들에게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했다.
우선주 발행, 양날의 검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비트코인 ETF 가 대중화되고 스트레티지의 전략을 따라하는 카피캣 기업이 많아지면서 스트레티지는 더 이상 유일한 비트코인 재무 기업이 아니게 되었다. 게다가 mNAV가 비교적 낮은 수준인 1.7배 수준에 도달하면서 스트레티지 입장에서는 주식 수를 늘려가면서 비트코인을 매집하는 전략 역시 용이하지 않게 되었다. 아직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2028년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사채 역시 재무구조에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티지는 새로운 카드로 우선주 발행을 꺼내들었다. STRF, STRC, STRK, STRD 등 일련의 시리즈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8~12% 수준의 배당을 약속하고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한다. 마케팅 포인트는 명확하다. “예금이나 국채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 동시에 비트코인에 대한 익스포저.” STRC의 경우만 해도 예상보다 5배 많은 25억 달러를 조달하며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

스트레티지가 타깃하는 시장은 예금, MMF, 국채, 회사채 등 배당·이자가 붙는 인컴 금융상품 시장이다. 해당 시장은 몇백조 달러 단위 규모의 시장인데, 이 중에서 일부의 자금만 끌어와도 스트레티지의 주가 상승 및 비트코인 매집 자금을 마련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스트레티지는 향후 전환사채 비중을 줄이고 우선주 발행을 다변화해 재무안정성을 높이고 비트코인 담보 크레딧 시장의 JP모간이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다. 기존 전환사채의 연간 배당·이자 부담이 3500만 달러였던 데 비해 우선주 시리즈 발행으로 인한 배당·이자 비용은 연간 6억1400만 달러 이상로 급증했다. 무려 17.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흐름이 사실상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비용은 새로 발행한 보통주나 우선주 자금에서 충당될 수밖에 없다. 물론 스트레티지는 해당 배당·이자 비용이 최근 12개월 내 자금 조달한 385억 달러 규모에 비하면 2%미만의 미미한 수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본업의 현금흐름 없이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이자를 지급하는 현 구조는 자본시장이 경색되고 회사의 자금 조달 능력이 저하될 때 붕괴될 수 있다.

스트레티지 관련, 고려할 만한 리스크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이 중 단 하나만 현실화돼도 스트레티지의 자본조달 구조는 흔들릴 수 있다. 언젠가 스트레티지가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에 경계하고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티지의 우선주 발행 실험은 분명 대담하다. 성공한다면 수백조 달러 규모 이상의 인컴 상품시장을 혁신하고 비트코인 금융화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똑똑한 레버리지’라는 포장 아래 또 다른 거대한 폰지 사례로 기록될 위험도 있다. 금융의 역사는 언제나 말한다. 규제되지 않은 파생상품과 과도한 레버리지는 결국 붕괴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말이다. 지금 우리가 보는 스트레티지의 실험은 과연 새로운 금융혁신의 서막일까, 아니면 위험한 착시의 전조일까. 어느 쪽이든 이 실험이 비트코인과 글로벌 자본시장에 남길 파장은 작지 않을 것이다.

한중섭 ‘어바웃 머니’,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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