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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부활 눈앞에 둔 추억의 외식 브랜드들[비즈니스 포커스]

입력 2025-08-27 10:10   수정 2025-08-27 10:11

[비즈니스 포커스]


KFC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 치킨 시장을 주름잡았다. 그러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교촌, BBQ, BHC 등 ‘K-치킨’의 거센 공세에 순식간에 인기가 꺼지며 한물간 브랜드로 전락했다. 끝 모를 부진이 이어지면서 해가 갈수록 점포 수는 감소했다. 2022년에는 KFC의 상징과도 같았던 국내 1호점(종로점)이 38년 만에 문을 닫으며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을까. KFC는 메뉴를 재정비하고 브랜드 리빌딩을 선포했다. 멈췄던 마케팅도 다시 시작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신메뉴가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은 열광했으며 여러 할인 프로모션도 수시로 진행했다. 상황은 급반전됐다. 썰렁했던 점포 안은 다시 손님들로 가득 채워졌다. ‘위기’라는 꼬리표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KFC는 다시 핫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외식시장에서 잊혀갔던 추억의 브랜드들이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KFC뿐만이 아니다. 애슐리퀸즈, 빕스, 아웃백스테이크, 서브웨이 등이 뼈를 깎는 노력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추억의 브랜드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잘나가던 외식 브랜드들도 실적이 꺾이는 실정이다.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이들은 리뉴얼에 성공하며 덩치를 키워나가는 중이다.

이 중에서도 선두 주자를 꼽자면 KFC와 애슐리퀸즈다.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써내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음을 수치로 증명했다.

먼저 KFC를 운영하는 KFC코리아는 최근 이례적인 보도자료를 냈다.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적을 공개할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1~6월) 실적을 공개했다. 이유가 있었다. 고물가와 불황 등으로 어려운 외식업계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

KFC·애슐리, 사상 최대 매출
KFC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678억원, 영업이익은 39.7% 늘어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한국 진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상반기 기준)다.

애슐리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도 최근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는 실적을 공시했다.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은 4705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2023년 대비 32.5%, 80.8%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애슐리퀸즈의 회사 매출 기여도는 약 70%”라며 “애슐리퀸즈의 인기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두 브랜드는 여러모로 공통점이 많다. 과거엔 잘나갔지만 이내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잊혀졌다. 점포 수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애슐리퀸즈는 2014년 점포 수가 155개에 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2022년 59개로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그 수를 빠르게 회복하며 100호점을 돌파했다. KFC도 2000년대 초반 매장 수가 200개를 넘었다. 그러나 2010년이 되자 절반 가까이 줄었다. 거리에 흔했던 KFC의 간판을 더 이상 찾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최근엔 다시 200호점을 돌파했다.

두 브랜드가 부활한 핵심 키워드는 ‘가성비’다. 저렴하지만 품질이 뛰어나고 양도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식부터 양식, 초밥, 디저트 등 200여 가지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애슐리퀸즈의 가격은 평일 점심 기준 1만9900원이다. 고물가 속 가족 단위 소비자 사이에서 ‘가성비 뷔페’로 알려진 배경이다.

싼값에 푸짐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주말엔 두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인기 뷔페 레스토랑이 됐다. KFC도 마찬가지다. 배달 치킨 한 마리를 먹으려면 3만원을 내야 하는 시대다.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KFC는 각종 프로모션을 더할 경우 1만원 중반대에 치킨 한 마리를 구매할 수 있다. 또 매장에서 맥주 판매까지 시작해 여름철 가성비 ‘치맥’을 즐기려는 이들의 ‘성지’로도 등극했다.

아울러 두 브랜드 모두 낡은 매장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음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연일 소비자 트렌드에 맞춘 신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최근 인기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가성비 전략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들과는 반대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정체성을 변화시켜 성공한 브랜드들도 있다. 빕스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다. 실적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최근 두 브랜드 모두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려나가고 있으며 주말에는 대기시간이 1시간을 넘길 만큼 문전성시를 이룬다.

전 연령대에서 골고루 인기
빕스는 공격적인 출점보다는 사업의 방향성을 프리미엄으로 잡고, 매장 고급화와 키즈프렌들리 매장 등 특화매장 출점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뿐 아니라 프라이빗 룸부터 커플석, 창가 좌석까지 모임 상황에 맞는 최적의 좌석을 도입해 고품격 다이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와인과 핑거푸드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와인&페어링존’도 운영하고 있다. 계절마다 트렌드를 반영한 신메뉴 출시를 통해 샐러드부터 바비큐, 해산물, 파스타까지 다채로운 샐러드바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빕스 관계자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맛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니즈를 파고들며 빕스가 다시 전성기를 맞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아웃백도 꾸준히 인기를 끌며 2014년(114개) 이후 11년 만에 다시 100개 점을 돌파했다. 아웃백은 장사가 잘되지 않아 2015년 매장을 76개까지 줄였으며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아웃백이 다시 줄 서는 맛집이 된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다. 메뉴를 줄이고 스테이크의 맛과 질을 대폭 높이는 데 힘을 줬다. 아웃백 스테이크는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맛과 질감으로 정평이 자자하다. 또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우 스테이크 등을 선보였으며 특제소스를 개발해 맛을 더했다. 이런 점이 입소문이 나며 ‘스테이크=아웃백’이라는 공식을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사실 과거엔 두 브랜드 역시 포지션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싸지 않은 가격에 애매한 수준의 음식의 질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로 꼽혔는데, 이 부분을 보완해 화려한 귀환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요즘 빠질 수 없는 외식 트렌드 중 하나가 ‘건강’인데 여기에 맞춰 다시 부상하는 브랜드도 있다. 서브웨이다.

신선한 야채를 사용한 샌드위치가 주력 제품이었던 서브웨이는 최근 이를 활용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샐러드 제품이 큰 호응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취향에 맞게 토핑을 가미한 샌드위치를 1만원 초반대에 맛볼 수 있다. 채소는 신선하고 양도 많아 가성비 샐러드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이 때문일까. 서브웨이에 따르면 최근 2년 만에 점포 수가 무려 100개 넘게 늘었다. 많은 프랜차이즈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점포 수 확장이 더딘 것과 대조적이다.

추억의 F&B들은 모든 연령대에서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라고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애슐리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오랜 업력을 이어가는 외식 브랜드들은 1020세대에게 레트로 감성을, 3050세대에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모든 세대가 찾는 레스토랑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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