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가 육지보다 현저히 높은 물가로 관광객 불만을 사고 있다. 기름값과 숙박비, 렌터카 요금, 식사비까지 전반적으로 비싸 3일 여행 비용이 100만원을 넘어설 수 있다. 여객선 운항 축소와 맞물려 관광객 수는 2년 새 8만명 줄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도는 각종 자재와 생필품, 식자재 등을 육지에서 이송해야 한다. 이런 특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활 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기준 전날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667.70원, 경유는 1537.94원이지만 울릉도 주유소 3곳의 휘발유 가격은 1959~1979원, 경유는 1845원으로 육지보다 ℓ당 300원 이상 비싸다. 울릉군이 유류 해상운송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가격 격차는 줄지 않고 있다.
렌터카 요금도 높다. 여름 성수기 중형 세단 24시간 이용료는 울릉도가 13만원, 포항은 7만원, 제주도는 3만5000~5만원 수준이다. 차량을 여객선에 싣는 경우 왕복 운송료만 35만6000원에 달한다. 식사비 역시 오징어내장탕 1만5000원, 따개비밥 2만원 등 육지보다 비싸며, 주류 가격도 맥주·소주·막걸리 한 병에 6000~8000원으로 포항보다 비싸다. 숙박비 역시 전반적으로 육지보다 높은 수준이다.
포항~울릉 왕복 여객선 운임은 유류 할증비 포함 18만원이다. 유료 관광지 입장료 등을 포함하면 혼자서 3일간 울릉도를 렌터카로 여행할 경우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최근 한 유튜버는 비계가 절반 이상인 삼겹살을 손님상에 낸 식당을, 또 다른 유튜버는 예상 요금의 2배를 받은 택시 사례를 촬영해 논란이 됐다. 여기에 여객선 운항이 고장 등으로 줄면서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울릉도 입도 관광객은 2022년 46만명에서 2023년 41만명, 2024년 38만명으로 줄었으며, 올해 7월까지 월평균 관광객 수는 2만98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 감소했다.
전반적인 물가 관리, 신뢰 회복이 이뤄져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최근 울릉군은 관광 신뢰 회복을 위해 저동항에서 관광 수용 태세 개선 캠페인을 열었다. 남한권 군수는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고 신뢰받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더욱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관광 환경을 제공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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