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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편한다더니 또 강한 금감원장…당국 불협화음 우려

입력 2025-08-14 14:46  

이 기사는 08월 14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내정자가 깜짝 인선되면서 금융시장에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금융감독 경험이 전무한 법조인 출신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전임 원장처럼 정권 기조에 맞춘 강경 규제 드라이브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내정자는 14일 취임식을 열고 제16대 금감원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등을 지내며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을 변호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는 등 현 정부의 핵심 인사로 꼽힌다. 그동안 후보군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만큼 금감원 내부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사”라는 반응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과거 금감원장의 인선 패턴이 겹쳐 보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내정자는 이복현 전 원장과 마찬가지로 법조계 출신이자 대통령의 측근이다. 그는 2019년 이 대통령에게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빌려주기도 했었다. 이복현 전 원장 시절 금감원이 ‘사정기관화’됐다는 비판이 컸던 만큼 이번에도 정치적 코드에 치우친 감독·검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금감원장은 경제관료 출신인 ‘모피아’의 전유물이었으나, 문재인 정부 시절 최흥식·김기식·윤석헌 전 원장 등이 맡으며 깨졌다. 정은보 전 원장이 14대 원장을 맡은 뒤 이복현 전 원장에 이어 법조인 출신이 연이어 금감원장을 맡게 됐다.

비(非) 모피아 출신 원장이 금융위원회와 불협화음을 빚었던 전례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전문성 없이 정치적 배경만으로 금감원장에 오르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며 “실세 금감원장이 다시 등장한 만큼 금융위와의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김기식·윤석헌 전 원장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참여연대 출신 김 전 원장은 금융권의 ‘저승사자’로 불렸고, 윤 전 원장 역시 소비자 보호를 내세워 강도 높은 검사를 벌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시장과의 갈등 및 금감원 내부 장악 실패라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 내정자 역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데다 현 정부가 증시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하는 만큼 강경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기존 성향을 봤을 때 주주권 강화와 금융소비자 보호가 주요 정책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장이 두 달 가까이 공백 상태로 있었던 만큼 마주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두 달 넘게 이어진 금감원장 공백으로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가계부채 관리, 조직 개편 등 현안이 쌓였다. 무엇보다 ‘깜짝 인사’로 생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임기 초반 예측 가능성과 절차적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복잡한 자본시장을 단기간에 이해하고 정책을 주도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새 정부가 금융을 산업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주가지수 5000 실천 의지가 제대로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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