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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면 맞은 지니틱스 분쟁…법원 "외국인 이사회 진입 못 막아"

입력 2025-08-14 17:05   수정 2025-08-14 18:00

이 기사는 08월 14일 17: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니틱스의 현 경영진과 중국계 최대주주 간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법원이 지니틱스 사업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받았다는 이유로 최대주주 측 외국인의 이사회 진입을 막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다. 시장에서는 궁지에 몰린 경영진 측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유상증자 등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는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 측은 현 경영진의 외부 자금조달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전날 지니틱스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최대주주인 헤일로 측이 제기한 소송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선 헤일로가 주장하는 3인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임시의장을 새로 선임하는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헤일로는 중국계 반도체 회사다.

헤일로 측은 지난 7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추천하는 인사 3인을 이사로 선임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불발됐다. 현 경영진이 지난달 주총 직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니틱스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아내면서다. 경영진은 외국인 주주가 선임하고자 하는 이사 후보에 대해선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최대주주가 요구한 이사 선임 안건을 주총 논의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안건에서 제외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미 지니틱스 지분이 중국계로 넘어간 지 한참 지났다는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헤일로는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이뤄지기 1년 전인 작년 7월 지분 인수계약을 통해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지배권을 확보했다”며 “새로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두고 산업기술보호법 등이 규정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했다.

현 경영진은 최대주주인 헤일로 측이 작년 8월 직접 선임했다. 서울전자통신 등으로부터 지분 30.93%를 약 210억원에 인수한 직후다. 이사 상당수는 과거 헤일로에서 일하기도 했다. 권석만 지니틱스 대표는 헤일로에서 한국지사장을, 장호철 오퍼레이션 본부장은 한국지사 전무를 맡았다. 데이비드 인균 남은 헤일로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헤일로 측은 지니틱스 경영진이 자사 경쟁업체를 설립해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며 해임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헤일로 측은 34.44%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 경영진 가운데 권석만 지니틱스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0.34%에 불과하다. 표 대결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현 경영진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작년 3월 정기주총에서 신주인수권이나 CB·BW 발행 한도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관을 변경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변동을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만약 외부 자금 조달처를 찾으면 최대주주를 교체할 수 있는 것이다.

헤일로 측도 긴장하고 있다. 헤일로를 법률 대리하는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12일 지니틱스 이사회에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금 조달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내용증명 문서를 발송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CB·BW 발행 등 이사회가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희석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헤일로 측은 해당 서류에서 “이사들이 최대주주를 존중하지 않고 자금조달을 핑계로 최대주주 지분을 희석시키고 다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법행위를 한다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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