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벤처 큰손들의 투자를 빨아들이는 분야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오픈AI만 해도 지난 3월 400억달러 조달에 성공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18년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그룹 유치액(140억달러)의 세 배에 달한다. 소수 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스타트업이 투자사를 선택하는 이례적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스타트업 투자 정보회사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액에서 AI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4%에서 올해 58%로 급증했다. 올 상반기 글로벌 VC 투자액은 2055억달러(약 284조원)로 작년 하반기 대비 21%, 전년 동기 대비 32% 늘었다. 동시에 VC들의 현금보유액(드라이파우더)은 2019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 현지 VC들은 “스타트업이 투자사를 고르는 현상은 팬데믹 시절 유동성이 넘치던 때와 비슷하다”면서도 “그때와 달리 한정된 투자금이 몇몇 스타트업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라 무라티 전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세운 싱킹머신랩과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세이프인텔리전스만 해도 단숨에 각각 20억달러를 조달했다.
일각에서는 ‘AI 버블론’도 불거진다. 초지능 혹은 일반인공지능(AGI)으로 불리는 차세대 AI 모델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엄청난 자금이 AI 인프라와 인재 유치에 흘러 들어가고 있어서다.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증설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캘리포니아, 텍사스주 등은 이상기후로 인한 각종 재난과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학습 과정에서 막대한 열이 발생하는 AI 데이터센터를 식히려면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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