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청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인천세관 보세구역에 보관 중인 중국산 컬러 후판의 표면 처리 상태 등을 점검해 일반 후판으로 판정했다. 컬러 후판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원재료인 슬래브를 압연해 후판을 만든 뒤 도금과 도장, 열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컬러 후판의 본래 용도인 선박 및 건물의 외장재로 쓸 수 없는데도 이를 컬러 후판으로 수입한 건 관세를 내지 않기 위한 ‘HS 코드 바꿔치기’란 것이다.
관세청은 수입업체에 탈루한 관세를 부과했다. 기획재정부는 한발 나아가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한국에서 재가공한 제품에도 반덤핑 관세를 물릴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를 두고 업계는 “급한 불은 껐다”며 반겼다. 정부의 단속과 법 개정이 없었다면 중국산 짝퉁 컬러 후판이 국내 후판 시장을 잠식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중국산 컬러 후판은 반덤핑 부과 직후인 5월 3977t이나 수입됐다. 3월(1495t), 4월(1633t)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늘었다. 6월에도 중국산 컬러 후판이 2067t 들어왔다.
최고 32.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는 H형강도 마찬가지다. 일부 업체는 H형강의 양쪽 끝에 철판을 덧대 H형강이 아니라 철구조물로 수입 신고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접부가 없고 둘레가 큰 무계목 강관을 수입해 절단한 뒤 후판처럼 쓰는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24일부터 최고 33.5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산 열연 강판에서도 컬러 후판이나 스테인리스스틸과 비슷한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한국 수출길을 다시 뚫으려면 꼼수 외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가 효과를 내려면 정부가 더욱 촘촘하게 중국산 철강의 편법 수출 방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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