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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이 세계평화·정의 수호"…첫 광복절 공개연설

입력 2025-08-15 13:19   수정 2025-08-15 14:2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절(광복절) 공개 연설에서 자신들의 역사를 '존엄과 영예의 절정'이라고 스스로 추켜세우며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다'고 강변했다. 2011년 김정일 사망 후 집권한 김정은이 광복절을 계기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또 글로벌 정치 우경화를 거론하며 '진보 진영의 연대와 공동의 투쟁'을 언급하는 등 국내 좌파 세력을 염두에 둔 메시지도 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서 연설을 통해 "1945년 8월 15일은 조선인민에게 있어서 생명과도 같은 자주적 존엄을 되찾은 운명 전환의 시발점이며 위대한 승리의 날"이라며 "일본군국주의를 상대로 조선인민의 우수한 아들 딸들이 전개한 무장투쟁은 엄혹한 고난과 뼈아픈 희생을 감내한 항전"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최근 살아난 북한 경제와 군사력 등에 대해 "정치도 경제도 국방도 자기식으로 건설하여온 영광스러운 부국강병사"라고 자찬하며 "다시는 외세에 유린당하지 않으려는 자주적 신념은 폭제와 강권보다 강했으며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을 창조하려는 애국의 열망과 노력은 고난과 시련을 이졌다"고 자화자찬했다. 김정은은 다만 공산주의 경제의 실패를 의식해 '해방과 함께 사회 발전을 역행시키려던 세력'. '새로 독립한 나라들을 또 다시 예속시키기 위한 침략전쟁과 분렬·이간 책동', '신식민주의 정책의 일두에 나선 제국주의 실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영원히 고착시키려는 지배주의 세력' 등의 탓을 하며, 이를 이겨냈다고 강조한 것이다. 김정은은 "국가 건설과 활동의 불변의 원칙인 자주노선의 생명력과, 목숨은 버릴지언정 자존은 버리지 않는 조선인민 특유의 강인함"을 승리의 비결로 꼽았다.



북한을 방문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두마) 의장을 비롯한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다. 김정은은 북한 해방 당시 소련군의 기여에 대해 "조선의 해방을 위한 결전의 기록에 붉은군대 장병들의 공적이 새겨져있다"고 경의를 표했다. 김정은은 “조선과 러시아는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에서 정의의 역사를 창조한다”며 "숭고한 이념과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역사와 전통을 중추로 한 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현재 국제 정세 속에서 연대도 강조했다. 김정은은 "주권국가의 권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 만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북러 친선관계는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하고 주권과 안전, 국제 정의를 수호하는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요구를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국해방절 경축공연의 마지막도 러시아 국가가 장식했다.

김정은은 이날 미국을 직접 지목해 비난하지 않았고,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다만 김정은은 “유럽과 아시아,나아가서 전세계를 우경화·일극화하려는 극히 횡포하고 무분별한 책동들을 분쇄하는 것은 역사적임무”라며 “그것은 진보진영의 강력한 련대와 공동의 투쟁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좌파 세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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