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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명 동시접속 주총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개정 상법에 제기된 우려

입력 2025-08-15 20:59   수정 2025-08-15 21:30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총주주까지로 확장한 새 상법이 지난달 22일부터 시행됐다. 기업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상장사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하지만 법률가 사이에선 입법 완성도와 운영 현실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법 권위자인 천경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4일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서울대 입법연구센터 주최 입법아카데미 강연에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것은 투자자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강한 신호”라면서도 “용어 불일치와 조문 체계 미흡은 향후 해석상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총주주’와 ‘전체 주주’라는 표현을 병기하고 있어, 해석 일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천 교수는 이번 개정이 ‘배임죄 처벌 범위 확대’로 해석되면 불필요한 형사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법 구조상 배임죄가 자동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주주를 ‘사무처리자’로 간주하는 방향으로 집행하면 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 보다는 민사책임과 시장 압력을 통한 자율규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바꾸고, 독립이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출할 때 사내이사와 동일하게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까지만 행사하도록 했다. 이른바 '3% 룰'을 확대한 것이다.

또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을 보유한 상장사에는 전자주주총회를 의무화했다. 이에 대해 천 교수는 현실 측면에서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상장사만 허용된 전자주총이 현장 병행형으로 제한되고, 대규모 상장사는 의무화된 것은 기술적·운영상 부담이 상당하다"며 "실시간 접속 장애 발생 시 주총 효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소액주주는 504만9085명이다. 500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는 전자주총이 현실적으로 운영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천 교수는 “1년 중 주총이 2주 사이에 몰려있는데 이 때를 위한 고품질의 주총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3% 룰 확대 적용도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천 교수는 “최대주주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는 방식은 2·3대 주주에게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며 “제도의 본래 취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천 교수는 이번 개정이 충분한 전문가 심의와 관계부처 협의가 부족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개정은 법무부와 전문가 위원회 논의를 거쳐 문구와 운영 효과를 검토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과정이 부족했다”며 “결과적으로 법 적용 시 예기치 않은 파급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보호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입법은 강제·금지 조항 중심이 아니라 자율과 시장 규율을 확대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형사책임 중심의 집행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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