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플랫폼 트렌비가 안정적인 중고 명품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흑자 전환을 노린다. 경쟁사 발란이 올 3월 미정산 사태를 내며 명품 e커머스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졌지만, 내실 있는 운영으로 신뢰와 수익성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3일 기자와 만난 박경훈 트렌비 대표(사진)는 "사업을 재정비하며 올해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발란과는 다른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트렌비는 2016년 설립된 명품 커머스 플랫폼이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명품 거래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는 발란, 머스트잇과 함께 '머·트·발' 3대 명품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명품 인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명품 플랫폼들의 사업도 함께 흔들렸다. 2022년 882억원에 달하던 트렌비 연매출은 작년 207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작년 영업손실도 29억원을 기록했다. 머스트잇, 발란 역시 매출이 큰 폭으로 줄었다.
매출은 꺾였지만 최근 트렌비는 내실을 다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 폭은 1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전년대비 흑자 전환했다. 하반기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2019년 이후 6년만에 연간 기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 폭을 줄인 핵심은 중고 명품 거래 사업이다. 경쟁이 치열해 수수료가 낮은 신상품 시장과 달리 중고거래 시장은 감정·검수 등의 과정이 필요해 수수료가 비교적 높다. 트렌비는 2022년부터 중고 거래 사업을 시작해 현재 경매·사입·교환 등으로 확장됐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 국가에서도 중고 사입 및 판매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트렌비 거래액 가운데 신상품 비중은 55%, 중고 비중은 45%로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늘었다.
중고거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트렌비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기반 감정 시스템인 ‘마르스 AI’로 정·가품 여부를 판별한다. 수십만 건의 정가품 데이터를 활용해 정확도를 제고했다.

박 대표는 "신상품 시장은 결국 타 회사보다 싸게 파는 게 핵심이라 마케팅에 치중될 수 밖에 없다"며 "기술력, 노하우로 승부할 수 있는 중고 거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여파로 온라인 명품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쪼그라들었다. 지난 3월 발란 미정산 사태는 셀러와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크게 무너뜨렸다. 트렌비에도 우려의 시선이 여전하다.
박 대표는 "오히려 거품이 걷히면서 마케팅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트렌비는 지난해 유치한 투자금 60억원 중 8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도 최소화했고, 셀러들의 정산 주기도 2~3주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그는 "외부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이익으로 성장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며 "현재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어 외부 투자 제의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트렌비는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중고 명품은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북미·유럽 시장과 연결할 경우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박 대표는 “국내에서 잘 안 팔리는 대형 가방도 해외에서는 인기가 많다”며 “한국 중고 상품을 글로벌 시장과 잇는 허브로 자리잡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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