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대용신탁은 생전 재산을 금융회사에 맡기고 사후에 미리 정한 시기·방식대로 상속인에게 이전하는 제도다. 유언장 작성이나 공증 없이 상속인, 시기, 방법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고 상황 변화에 맞춰 쉽게 변경할 수 있다.
은행 PB센터를 찾는 시니어 고객은 자산 관리와 처분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갖고 있다. 가장 흔한 사례는 소비 습관이 좋지 않은 자녀에게 한 번에 재산을 물려주지 않고, 매달 생활비로 지급되도록 설계하며 자녀가 임의로 신탁을 해지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도록 특약을 거는 경우다. 또 한 자녀에게 생전에 증여한 뒤 나머지를 다른 자녀에게 상속하려고 하지만 사후 분쟁을 우려해 신탁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 밖에 현재 건강하지만 가족이 없어 치매 가능성을 걱정하는 경우, 특정 재산을 생전에는 사용하다 사후에는 기부하려는 경우 등 활용 폭이 넓다. 최근에는 기부문화 확산과 1인 가구 증가로 ‘기부형 유언대용신탁’ 수요도 늘고 있다. 생전에는 직접 사용하고, 사후에는 사회단체나 장학재단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 가족 형태 변화, 상속·증여세 부담이 겹치며 단순 자산 이전을 넘어 ‘설계된 상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단순 상속 대안을 넘어 고객의 가치관과 생애 계획을 담는 맞춤형 자산 승계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금융회사가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 광고보다 고객 맞춤형 설계와 전문 상담, 신뢰 기반의 장기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김선옥 골드&와이즈더퍼스트 도곡센터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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