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판교 정보기술(IT) 기업 노조들이 올해 들어 연이은 강경 투쟁에 나서고 있다. 네오플 외에 한글과컴퓨터, 카카오모빌리티 노조도 창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11일엔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사옥 앞에 피켓을 든 직원 600여 명이 모였다. 그린웹서비스, 스튜디오리코 등 네이버 산하 6개 법인 자회사의 노조원들은 임금·단체협약 결렬을 선언하고 임금 및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2019년 4월 네이버 노조가 판교 최초의 파업을 벌였을 때만 해도 쟁의행위가 이처럼 강경하지는 않았다. 당시 네이버 노조원들은 오후 3시께 인근 영화관으로 가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단체 관람했다. 지난달 23일 한컴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하면서 판교 한컴타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자 주요 IT 기업 노조가 대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 ASML지회, 넥슨지회는 투쟁 기금을 전달했다.
강성 노조의 출현은 직원 고령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리 보전 욕구가 강해지면서 노조도 함께 조직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 덩치가 커져 스타트업 시절 창업자와 몇몇이 주도한 경영 방식을 직원들이 더 이상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채용 축소나 감원이 본격화하면 IT업계의 노사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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