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확산하면서 기업과 기관들이 단순 기부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청년과 아동, 소외계층을 비롯해 환경과 문화, 역사, 국제 구호 등 ESG 경영을 실천하는 영역도 한층 다양해졌다. 단순한 이미지 제고나 일회성 기부를 넘어 사회 문제의 구조적 해법을 찾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대표 프로그램 ‘위 케어(WE CARE)’ 캠페인은 경제·정서적으로 취약한 청년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특히 보호종료 청년, 가족돌봄청년, 암경험청년 세 그룹을 별도 맞춤 지원한다. 예를 들어 ‘맘스케어 드림 저축보험’은 청년이 월 8만 원을 납입하면, 회사와 임직원 등이 20만 원을 추가 부담해 3년 후 약 1000만 원의 자산을 마련할 수 있게 설계됐다. 단순 저축 상품이 아닌 보험 보장과 커뮤니티 네트워크를 통한 정서적 지원까지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가족돌봄청년에게는 난방비 지원, 생활환경 개선, 복지 네트워크 연계 등 현실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암경험청년을 위한 ‘리셋’ 캠페인은 운동·식단·진로 등 목표 기반 크루 활동으로 사회복귀 의지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책임 있는 행동’을 슬로건으로, 미래세대·지역사회·환경 전반에서 ESG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드림업’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준비청년 34명에게 장학금과 생활지원금을 지급했다. 재활용 도서 판매 수익으로 장학금을 조성하는 ‘나눔책방’, 취약계층 공부방 개선 사업도 진행했다.
지역사회 활동은 임직원 자발성이 핵심이다. ‘드림이 따뜻한 밥상’은 결식 우려 아동에게 식량 키트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환경 부문에서는 샛강공원 비오톱 조성, 여의도공원 플로깅, 꿀벌숲 기금 조성 등 생물다양성과 탄소중립 활동을 병행했다. 업사이클링 점자 촉각책 제작·기부도 주목받았다. 이러한 활동은 국내외 아동과 1 대 1 결연을 맺는 ‘드림이 희망기부’ 프로그램과 맞물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DL케미칼은 ‘에코 플로깅 챌린지’와 ‘오늘도 걷기 챌린지’를 통해 환경정화와 기부를 결합하고, 재원은 장애 아동 기관에 후원한다. 임직원 봉사대는 지자체와 협력해 시설 수리, 장학 지원, 물품 기부에 나서고 있다. 대림문화재단은 미술관·박물관 운영을 통해 문화 소외 청소년에 전시·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해피 투게더’ 프로젝트로 예술·과학 융합 교육을 진행한다. 연말연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도심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후손 돕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이주 피해자 지원에서 출발해, 올해는 유공자 후손에게 생계·의료·주거 지원을 확대했다. 사할린 동포, 고려인, 원폭 피해자 등 해외 동포들의 삶을 조명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국민적 공감과 기부 참여를 유도했다. 모금에는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기부금 집행은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투명하게 관리하며, 문화행사와 병행해 광복의 의미를 현재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운영한다.
한림대의료원의 ‘위런위로’는 비대면 마라톤과 기부를 결합한 사회공헌 모델이다. 참가자가 원하는 코스를 달리면 참가비 전액이 화상환자·소방관 치료비 등에 쓰인다. 2021년 이후 4천여 명이 참여해 1억3000만 원이 모였다. 특히 소방관 대상 ‘트라우마 119 아카데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전문화한 프로그램으로, 재난 현장 종사자의 정신건강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행사는 지역 공공기관, 기업, 유명인 참여로 파급력을 넓히고 있으며, 의료원은 화상·재난 피해자 지원 범위를 전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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