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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노조 파업하면 원청 직장폐쇄 가능한가요?

입력 2025-08-19 17:09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이 21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입법이 목전이지만 노란봉투법이라는 예쁜 이름 안에는 노사관계와 산업 생태계의 판도를 뒤흔드는 뇌관이 담겨 있어 여전히 논란은 진행 중이다. 그 중 기업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범위 확대, 즉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인데, 이에 관한 기업들의 질문 중 몇 가지를 추려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원청이 어떤 경우에 하청 근로자의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을 것인가?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원청의 단체교섭의무를 인정한 종전의 노동위원회 판정과 법원 판결에 비춰 보면, 노동조합법상 원청의 사용자성은 △해당 교섭의제와 관련하여 원청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고 있는지 여부(이하 ‘실질적 지배력’) 외에도, △원청의 사업에 하청 근로자의 업무가 필수적이고 상시·지속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원청과의 단체교섭에 의해 집단적으로 결정해야 할 필요성과 타당성이 있는지 여부 등을 근거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그렇다면 원청과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는 2차 하청의 노동조합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을까?
원청과 2차 하청 사이에 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더라도, 원청이 2차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원청이 2차 하청노조의 교섭요구에도 직면할 수는 있다. 다만 2차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한 원청의 관여 정도, 영향력 등은 1차 하청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1차 하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교섭의제의 수는 적을 것으로 생각된다.

셋째, 실질적 지배력이 문제되는 교섭의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산업안전보건, 작업 내용과 방식, 노동조합활동 보장, 임금, 고용’ 등이 핵심적인 교섭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법원, 노동위원회에서 문제됐던 교섭의제로는 △성과급 지급 △학자금 지급 △노동조합 활동 보장(조합 사무실, 사업장 출입 등) △노동안전(산업안전보건 사항) △취업 방해 금지, 블랙리스트 작성 금지 △원·하청 근로자 간 차별시정 △불법파견 해소 및 직접고용 △자회사 전환금지(고용보장) 등이 있다. 종전에 법원과 노동위원회는 산업안전 문제는 교섭의제로 인정하는 경향이었으나, 임금, 고용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경향이었다. 다만 이는 법 개정 전의 해석이므로, 법이 개정된 후 임금, 고용 등에 대한 판례의 태도가 변화하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넷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과의 교섭 결렬 후 원청에 대해 쟁의행위를 할 때 원청이 직장폐쇄를 할 수 있는가?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원청 역시 하청 근로자의 노동조합법상 사용자가 되므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에 대해 쟁의행위를 할 때 원청은 직장폐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노무 제공을 거부하고 이들에게 임금 지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데 본래적인 의미가 있으나, 원청은 원천적으로 하청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의무가 없으므로, 원청의 직장폐쇄는 임금지급의무 면제가 목적이 아닌 사업장 점거 해제 차원에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다섯째,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에 대해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원청이 원청 소속 근로자 또는 다른 하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하여 계속 조업할 수 있을까?
노동조합법 제43조 제1항은 “사용자는 쟁의행위 기간 중 그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를 채용 또는 대체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에 대해 쟁의행위를 하는 경우, 원청은 당해 사업과 관계있는 자, 즉 원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하여 조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A사와 위탁계약을 맺은 집배점(하청)의 택배기사들이 파업하자, A사가 직고용한 택배기사들에게 하청 택배기사들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안>에서, A사가 직고용한 택배기사들이 ‘당해 사업과 관계없는 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하여, 직고용한 택배기사들이 하청 택배기사들의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이 노동조합법 제43조가 금지하는 대체근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대구지방법원 2021. 8. 11. 선고 2020노820 판결 등 다수). 다만, 원청이 다른 하청 소속 근로자를 투입하여 조업을 계속하는 것이 허용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으므로, 향후 해석론을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주요 질의답변’을 통해 향후 노동위원회, 법원에서 제시되는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기준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 논의, 현장의견 수렴 등을 통해 판단기준, 교섭절차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개정법 해석에 있어 가장 어려운 쟁점은 교섭창구단일화 등 교섭절차를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서 향후 고용노동부의 지침 및 판례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윤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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