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0년간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환기의 작품 ‘봄’이 경매에 나왔다.
케이옥션은 2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경매에서 8월 경매를 연다. 총 88점(약 80억원 규모)이 출품된 이번 경매에서는 직접 감상할 기회가 좀처럼 없던 희귀작들을 주목할 만하다. 김환기의 ‘봄’은 1975년 12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김환기 회고전 이후 약 50년간 전시나 경매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던 작품.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대작 ‘여인들과 항아리’와 유사한 화풍으로, 구상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던 1950년대 김환기의 과도기적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경매 시작가는 20억원이다.
이중섭이 1953년 출간된 사회비평집 <민주고발>을 위해 제작한 표지 그림 시안 ‘민주고발’(추정가 1억2000만~2억원)은 자료 이미지로만 그 존재가 알려져 있던 희귀작이다. 이번 경매를 통해 최초로 실물이 나왔다. 박래현의 작품 ‘여인들’(1700만~1억2000만원) 역시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한복을 입고 춤추는 여인들을 통해 1945년 해방 이후의 열망과 기쁨, 민족적 자긍심을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대담하고 경쾌한 원색을 사용한 작품들도 시선을 잡아끈다. 김종학의 ‘여름풍경’(8000만~2억원), 김환기의 ‘산월’(4000만~6000만원), 이대원의 ‘바다’(5500만~1억2000만원) 등이 출품됐다.
서울옥션이 오는 26일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8월 경매에서는 고미술 초상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석지 채용신의 ‘신기영 초상’(1억3500만~2억원)은 조선 후기 유학생인 소곡 신기영의 20세 모습을 담은 그림으로, 전북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작품이다. 조선 후기 별검춘추, 이조참의 등을 지낸 문신이자 유학자 조숙하를 그린 ‘조숙하 초상’(4000만~1억원)도 주목할 만하다.
총 94점(약 61억원 규모) 출품작 중에서는 천경자의 1977년작 ‘미모사 향기’(5억~8억원)도 눈에 띈다. 물끄러미 화면 밖을 응시하는 여인의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다.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시작가 9억원),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대표작인 ‘달러 사인’(4억5000만~8억원)과 ‘캠벨수프 Ⅱ’(5억~10억원)도 새 주인을 찾는다. 두 경매사가 출품작을 선보이는 프리뷰 전시는 경매 당일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성수영/유승목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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