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창군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에서 무단 이탈률 0%를 2년 연속 달성하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근로자 권익 보장을 동시에 실현한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다.18일 경상남도에 따르면 거창군은 2023년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군수 직속 ‘농촌일손담당 전담팀’을 신설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도입 초기엔 외국인 인력 유치 경험 부족과 브로커 개입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전담조직 출범 후 정책 효과가 본격화했다.
거창군의 핵심 성공 요인은 불법 브로커 개입을 원천 차단한 것이다. 필리핀 푸라시와 협약을 맺고 현지에 공무원을 파견해 채용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또 항공료를 선납하고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근로자의 초기 비용 부담을 덜어줬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계절근로자 규모는 2022년 246명에서 2025년 758명으로 세 배 이상 늘었다. 특히 무단 이탈률 0%를 2년 연속 기록하며 인건비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농가당 연간 약 1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거창군은 경남 최초로 농업근로자 전용 기숙사를 신축했다. 기숙사 1층에는 고용상담실, 공공형 계절근로자 지원센터,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합한 ‘농촌인력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시설은 상담·통역·분쟁 조정 등 종합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의 지역 정착을 돕는다.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근로자 복지 향상의 거점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창군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정책 완성도와 지속 가능성을 인정받아 각종 상을 휩쓸었다. 올해 매니페스토 우수 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비롯해 지난해 행정안전부 인구감소 대응 우수 사례 국무총리상 등 정부 주관 평가에서 ‘5관왕’을 달성했다.
거창에서 일하는 필리핀 출신 멜레그리토 제시카(37)는 “필리핀에는 거창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많다”며 “군에서 세심하게 도움을 주기 때문에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고, 내년에도 꼭 거창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훈 거창군 농촌일손담당은 “다른 지자체에서 거창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외국인 근로자와 농가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점을 하나씩 개선해 나간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경상남도는 올해 법무부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1만134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았다. 지난해 7380명 대비 54% 늘어난 규모로, 도내 17개 시·군 4100여 농가에 배치된다. 아울러 외국인 계절근로자 근로 편익 지원사업에 20억원을 투입해 건강·산재보험료, 국내 교통비, 주거 개선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거창=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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