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간 내수 위축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패션업계가 본격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패션 플랫폼과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부상으로 고전해온 대형 패션 브랜드 위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체 주요 상장사 20곳 중 15곳은 올해 상반기 말 직원 수가 지난해 말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형 패션사 중 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패션 부문인 코오롱FnC다. 지난해 말 1242명이던 직원이 1194명으로 48명(3.9%) 감소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헤드, 잭니클라우스, 엘로드 세 개 브랜드의 효율화를 위해 직무 변경과 권고사직 등을 진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F&F 직원은 679명에서 630명이 됐다. 반기 만에 7.2% 감소했다. F&F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F&F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인한 인력 감소”라고 말했다.
LF도 지난해 말 963명에서 올해 상반기 916명으로 인력이 4.9% 줄었다. 2년여에 걸쳐 직원이 200명가량 감소했다. 사업 전략 변화와 브랜드 재편에 따른 인력 변화라고 LF 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1370명에서 1361명으로 줄었다. 중소형 브랜드도 불황을 피해 가지 못했다. 공구우먼은 지난해 말 142명이던 인원이 상반기 105명으로 급감했다.
사업 확장에 나선 일부 회사는 인력이 소폭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직원은 1116명에서 1133명으로 늘었다. 수입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 확장에 따른 충원 영향이다.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 인력은 1105명에서 1145명으로 늘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인 영원무역과 한세실업의 직원도 많아졌다. 디지털 전환 흐름으로 무신사 직원은 지난해 말 1604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00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으로 정리해야 할 브랜드가 많아 최소 내년까지는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젊은 직원들이 무신사나 하고하우스 같은 디지털 기반 업체를 더 선호하는 것도 패션사의 과제”라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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