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실세’ 금융감독원장에게 전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취임 이후 대내외 발언을 통해 한껏 몸을 낮추고 있지만 생산적 금융, 교육세율 인상 등 ‘상생 압박’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조만간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하지만 합동대응단 내부에서 금감원 직원과 거래소 직원 간 ‘밥값 논쟁’이 벌어진 사실이 알려지자 이 원장이 해당 직원들을 불러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세’ 원장으로서 과격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갔다. 이 원장은 이날 임원들과의 티타임 자리에서 “앞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독단적으로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충분한 내부 의견 수렴 및 소통을 거쳐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평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겸손한 성품인 데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임기 초반 더욱 몸을 낮추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서는 생산적 금융, 교육세 증세 등 새 정부 들어 이어지는 압박을 이 원장이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측근이 감독당국 수장을 맡으면서 금융권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금융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KB금융은 5.3% 급락한 10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2.32%), 하나금융지주(-4.06%), 우리금융지주(-2.95%)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금융 대장주’인 KB금융은 지난달 25일 12만6600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한 달도 채 안 돼 고점 대비 15.32% 하락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새 정부 초기만 해도 금융주를 최선호주로 꼽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많았다”며 “하지만 금융사를 사실상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보는 정부 정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실망감이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박재원/서형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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