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성 높은 기업의 퇴출을 막는 것보다 원활한 인수합병(M&A)을 지원하는 것이 생산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후카오 교지 일본 히토쓰바시대 경제학과 교수는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중소기업 정책과 기업 혁신 방향’을 주제로 한 세션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일본 최고의 거시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후카오 교수는 이날 권혁욱 니혼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각 센슈대 경제학과 교수와 함께 쓴 논문 ‘기업 규모별 생산성 증대의 원천과 부정적 퇴출 효과’에서 생산성 높은 중소기업의 M&A를 통한 퇴출이 경제 전체의 생산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카오 교수는 평균보다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 퇴출돼 나타나는 ‘부정적 퇴출 효과’의 절반은 해당 기업의 M&A 때문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후카오 교수는 “M&A 이후 기업의 총요소생산성은 단기적으로는 정체되지만 2년 차부터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이 10% 안팎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인수 기업의 적극적인 자본투자가 원래 평균 이상이던 기업 생산성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후카오 교수는 “우량 기업의 자원과 노하우가 더 큰 자본을 갖춘 기업으로 이전돼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해 중소기업 정책은 M&A를 지원해 산업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게 후카오 교수의 제안이다. 후카오 교수는 “M&A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인수 후 통합과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역동적인 산업 구조조정이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A 활성화가 효과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단순 보조금 지원은 장기적으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생산성 중심으로 중소기업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충격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기술 지원과 내수 지원을 받은 기업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 인력 지원은 경영 지원과 동시에 이뤄졌을 때 고용 증가 폭이 컸다.
하비에르 미란다 독일 할레경제연구소 교수는 미국 소상공인이 은행 대출보다 신용카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160만 개 소상공인 신용카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신용카드 상환액이 은행 대출 상환액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전체 사업체의 55%가 최근 1년간 사업자 신용카드를 주요 자금 조달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미란다 교수는 “신용카드가 사실상 소상공인의 ‘생명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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