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바그라운드는 로컬 기반 투어·체험 OTA ‘노는법’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허정 대표(36)가 2019년 12월에 설립했다.
허 대표는 커리어를 개발자로 시작해 IT 벤처기업에서 고화질 CCTV 실시간 스트리밍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한 바 있다. 기술을 다루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점차 사람과 더 많이 소통하는 일에 관심이 생겼던 허 대표는 두 번째 커리어로 대한항공에서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국내외 다양한 국적의 승객들과 교류했고 글로벌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이후 10개월간의 배낭여행을 통해 도시보다 로컬을 더 좋아한다는 성향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티베트를 포함한 중국 소수민족 지역, 케냐, 에티오피아, 이란, 타지키스탄, 키르기즈스탄 등 대도시보다 작은 지역과 그곳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에 집중한 여행이었습니다. 귀국 후, 한국에도 아름다운 자원과 따뜻한 로컬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고 그 자원들이 세상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고자 로컬 기반 체험·여행 OTA ‘노는법’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바바그라운드는 ‘노는법’이라는 로컬 기반 투어·체험 OTA를 운영하고 있다. 노는법은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농촌·지역 관광 경영체(농가, 마을, 소상공인 등)가 별도 개발 지식 없이도 AI를 활용해 여행 상품을 쉽게 기획하고, 이를 국내외 OTA에 자동 연동하여 유통 및 예약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B2G2C 구조의 플랫폼이다.
“기획은 어렵지만 콘텐츠는 뛰어난 지역 자원을 기술로 상품화하고 세계와 연결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 가치입니다. 현재는 글로벌 OTA와의 연동을 통해 방한 외국인 FIT 여행자 대상 상품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일본·동남아 등에서 현지 파트너와의 인벤토리 제휴를 추진 중입니다.”
허 대표는 “대부분의 플랫폼이 판매와 홍보에 집중되어 있다면, 노는법은 ‘여행 상품 기획’이라는 시작점부터 기술로 자동화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로컬 경영체는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상품 기획조차 어려운 상황인데 저희는 로컬이 보유한 자원(공간, 식사, 체험, 사람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테마 상품을 추천하고, 다국어 상세페이지까지 생성되는 기술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로컬 파트너는 상품 등록 한 번으로도 쿠팡, 네이버, Klook, KKday 등 다양한 국내외 채널에 자동으로 노출되고 운영 및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처리됩니다. 이처럼 ‘공정한 기술 기반 생태계’라는 점에서 사회적 임팩트와 수익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모델입니다.”
노는법은 국내에서는 주로 지역 지자체, 공공기관, 농촌체험휴양마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상품을 확보하고, 이들을 플랫폼에 입점시켜 소비자에게는 개별 액티비티 또는 패키지처럼 정돈된 여행 상품으로 제공한다. 로컬 소비에 활발한 4050 액티브시니어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해 이들과의 직접 소통을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네이버 밴드도 운영 중이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유지하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와 이벤트도 병행하고 있다.
“다른 OTA와의 연계를 통해 고객 연령층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하는 태권도원(무주 소재)을 활용한 ‘태권스테이’ 상품의 운영 용역을 수행 중입니다. 아이를 둔 3040 가족이 주요 타깃이라 ‘애기야가자’와 같은 가족 여행 특화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글로벌 여성 여행자 커뮤니티 플랫폼 ‘노매드헐(NomadHer)’과 협력하여 로컬 체험형 인바운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판매 채널과 고객층을 전략적으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바바그라운드는 2024년 5월 시드 투자 유치를 완료했으며, 매출 10.5억원과 당기순이익 2.5억원을 달성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인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구글 창구 7기)에 선정돼 구글로부터 글로벌 진출을 더욱 가속할 수 있는 지원을 받는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 현재 Pre-A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글로벌 확장을 위한 기술 고도화 및 OTA 제휴 확대를 위한 자금 유치가 주요 목적”이라며 “특히 글로벌 OTA와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로컬 체험 콘텐츠의 수출 구조를 본격화할 시점이기 때문에 이번 라운드는 매우 전략적”이라고 말했다.
창업 후 허 대표는 “가장 큰 보람은 아무런 상품 경험이 없던 시골 농가나 마을이 처음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때”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농가나 마을은 OTA 입점 자체에 익숙하지 않거나 부정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하고, 함께 상품을 기획하고, 첫 손님을 유치하는 과정까지 함께합니다. 그렇게 손님을 직접 맞이해보고 ‘재미도 있고 수익에도 도움이 되네요, 앞으로는 저희가 무엇을 더 바꾸면 좋을까요?’라고 되묻는 순간, 이 일이 지역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확신을 얻습니다. 로컬에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기준이나 매뉴얼이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마다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마을과 농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그 변화의 과정을 현장에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지역의 자부심과 생계에 도움이 되는 구조를 체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바바그라운드는 총 1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CSO, CTO를 비롯한 개발, 상품 기획 및 운영, 마케팅으로 나뉘어 있다. “모두 로컬 기반의 지속 가능한 관광과 기술 기반 자동화에 높은 이해를 갖춘 멤버로 내부의 공감대가 매우 높은 팀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허 대표는 “2025년은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일본, 대만 등 방한 외국인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OTA와의 인벤토리 연동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의 로컬 자원이 국경을 넘어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기적으로는 한국, 일본, 동남아 로컬 콘텐츠를 수집하고 유통하는 ‘동아시아 로컬 관광 허브 OTA’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바바그라운드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인천테크노파크 인천 라이징스타에 선정됐다. 인천 라이징스타는 해외 진출 가능성을 보유한 유망 디지털 혁신기업을 발굴해 국내외 액셀러레이터(AC)와의 연계를 통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설립일 : 2019년 12월
주요사업 : 여행사업
성과 : 2024년 기준 매출 10.5억, 당기순이익 2.5억, 2025년 현재 기준 고용 10명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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