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자회담에선 향후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 러시아와의 평화 합의를 이루기 위한 영토 교환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다자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되면 러시아에 제시할 서방 측 종전 협상 조건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푸틴 대통령 등 미·러·우크라이나의 3자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3자 회담을 통해 최종적으로 평화·종전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마친 다음 곧장 유럽 정상들이 참여하는 다자회담을 이어갔다. 다자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드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등 7명의 주요 유럽 정상·정상급 인사가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이날 다자회담의 핵심 의제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방안, 러시아와의 영토 교환 문제 등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15일 미·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을 수용한 데 대해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전 보장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과대평가됐다"고 봤다. 이어 "우리는 공동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미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합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또 "유럽이 많은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들(유럽)을 돕고 매우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접촉선(전선)을 고려한 영토 교환 가능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이 종전 합의의 조건으로 요구한 우크라이나 영토 관련 논의를 의미한다.
다만, 영토 양보가 "궁극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이 함께 푸틴 대통령과의 합의하는 과정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규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자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논의를 환영했다. 그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서 "역대 최고의 대화를 나눴다"며 "첫 번째는 안보 보장이다. 우크라이나 안보는 미국과 여러분(유럽)에게 달려 있다. 미국이 그렇게 강력한 신호를 주고 안보 보장에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토 교환 문제에 관해선 "모든 민감한 문제, 영토 등을 3자 회담으로 정상급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 정상들도 미국이 제시한 '나토식 안전보장' 방안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뤼터 총장은 "당신(트럼프)이 안전보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말한 것 자체가 큰 진전"이라고 했다. 멜로니 총리는 "많은 중요한 주제를 얘기할 텐데 첫째는 안보 보장으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안전 보장을 말하는 것은 곧 유럽 대륙 전체의 안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3자 회담 이후 유럽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메르츠 총리는 유럽 정상들은 추가 회담이 열리기 전 휴전이 이뤄지길 원한다면서 휴전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직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3자 회담 일정을 잡을 계획으로 전해졌다. 그는 "다음 단계는 3자 회담이 될 것이며, 그건 잘 풀릴 것이다. 평화 합의는 매우 달성 가능하며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3자 회담을 가능한 빨리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도 해법을 찾고 싶어 한다. 머지않은 시기, 1주일 내지 2주일 안에 이 문제를 풀 수 있을지 또는 이 끔찍한 싸움이 계속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시기의 문제이지, 만약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궁극적으로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이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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