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사실상 메이저 대회잖아요. 큰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입니다. 올해 상금이 더 올라갔다고 들었는데 2연패 욕심이 더 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박현경이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고 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2억7000만원)이 걸린 메이저급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1일 포천힐스CC에서 열리는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현경은 1년여 전 ‘한경 퀸’에 오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최종 4라운드를 윤이나와 동타(12언더파 276타)로 마친 뒤 세 번의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4차 연장전에서 박현경이 투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잡으면서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박현경은 “아직도 꿈만 같고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최고 선수들(박지영 윤이나)을 꺾고 우승했기에 자신감을 많이 얻은 대회였어요. 마지막 18번홀(파5)이 저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도 안 되는 우드샷이 나와 기적 같은 우승을 해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박현경은 3번 우드로 친 세컨드샷을 226.7m 날려 그린에 공을 올렸다. 우드샷이 드라이버샷(205.4m)보다 더 멀리 날아간 것. 박현경은 “원래 내 힘으로는 올릴 수 없는 거리였다”며 “지금 다시 해보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이라고 웃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포천힐스에 돌아오는 박현경은 이번 대회 2연패와 함께 시즌 2승(통산 9승)을 동시에 노린다. 2019년 투어에 데뷔해 통산 8승을 쌓은 그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건 단 한 번뿐. 2020년과 2021년 메이저 대회인 KLPGA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하면서다.
한 번 해봤기 때문인지 박현경은 타이틀 방어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간절히 바란다고 해서 우승이 뚝 떨어지는 게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며 “대회 우승자라는 자부심을 품고 즐긴다는 마음으로 포천힐스에 가겠다”고 했다.
박현경은 “상반기 점수는 85점을 주고 싶다”며 “작년에 비해 우승 경쟁 횟수가 적은 건 아쉽지만 목표한 상반기 첫 승을 해냈기에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2연패와 함께 시즌 2승째를 올리면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걸린 대상 포인트는 90점으로 박현경이 우승하면 단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반드시 타수를 줄여야 하는 찬스 홀로 18번홀을 꼽은 박현경은 “마지막 홀인 만큼 타수 변동이 많은 곳”이라며 “장타자들은 2온을 노린 뒤 이글까지 터뜨릴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어떻게든 핀에 붙여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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