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부터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겨냥해 “북한을 향한 가장 적대적인 의사 표명”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축사를 통해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 등 대북 유화 메시지를 보냈지만, 김정은은 “핵 무장화의 급진적인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이 18일 평안남도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최현호의 무장 체계 통합 운영 시험 과정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최현호는 북한의 첫 번째 5000t급 신구축함이다. 김정은이 최현급 구축함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지상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핵미사일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최근에 한국과 미국이 핵 요소가 포함되는 군사적 결탁을 기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한의 심화하는 군사적 결탁과 군사력 시위 행위들은 가장 명백한 전쟁 도발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9·19 군사합의를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정은은 이날 “우리에게 현존 군사 이론과 실천에서의 획기적이고도 급속한 변화와 핵 무장화의 급진적인 확대를 요하고 있다”며 “우리 해군은 가까운 앞날에 국가 핵 무력 구성과 핵 사용 영역에서 한쪽을 굳건히 담당하는 믿음직한 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인사들은 이날 김정은의 발언이 이례적이진 않다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조금은 늘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을 위협하기 위한 훈련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을지훈련 관련해서는 언제나 방어훈련이라는 태도”라고 부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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