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헤수스 페르난데스 미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마태오 마지오리 미 스탠포드대 교수와의 대담하면서 이같은 '다크 쉬핑' 문제를 꺼내들었다. 페르난데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7~2023년간 활동한 다크 유조선은 평균 555척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원유 수송 유조선의 25%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크 유조선은 선박의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해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한다. 국제사회가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시리아, 북한 등을 제재했지만 이같은 다크 유조선을 통해 상당량의 원유를 유통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제재국들은 매달 930만톤의 원유를 다크 유조선을 통해 수출했다.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전체 다크 유조선 유통량의 15%를 사들였다.페르난데스 교수는 이같은 다크 유조선이 국제 사회의 제재 효과를 크게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재 강화에도 불구하고 해당 국가들은 상당한 석유 수익을 유지했다"며 "제재가 대규모로 우회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과 위성 데이터를 통한 모니터링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제재 우회는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가져왔다. 원유 유통량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전체 원유가 급등을 막았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제재 기간 중 국제유가는 예상만큼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원유 상당량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중국 기업들의 생산 비용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하는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다크 유조선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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