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하이트진로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줄어든 6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466억원으로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비용 효율화와 시장 대응으로 매출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며 “하반기에는 매출과 수익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판매 촉진 활동과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처럼’ ‘새로’ 등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의 올해 2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매출은 1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고, 영업이익은 29억원으로 8.2% 감소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처음처럼이 역성장하며 전체 소주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순하리’ 등 소주 제품 판매 호조로 주류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글로벌 부문 실적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내수 부진을 해외 수요가 일부 상쇄한 셈이다.
해외 맥주 시장도 선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맥주 수출액은 4053만1000달러(약 564억9200만원)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주류 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반등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소주 수출로 성장 축이 옮겨갈 전망”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에 참이슬 시리즈를 곁들이는 SNS 콘텐츠를 만들었다. 진로의 글로벌 인스타그램에는 “진로가 불닭을 만났다. 이 불닭 라자냐는 당신의 한계를 시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원하게 해줄 진로가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에는 불닭 라자냐를 만드는 레시피와 함께 과일 소주 ‘자두에이슬’이 소개됐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 연간 500만 상자(약 1억5000만 병) 생산 규모의 소주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6년 준공 예정이다.
롯데칠성은 지난 4월 제로 슈거(무설탕)를 강조한 과일 소주 ‘새로 다래’를 출시했다. ‘새로 살구’, ‘새로 리치’ 등도 함께 내놨는데, 새로 리치는 해외시장을 겨냥한 수출 전용 제품이다. 증류식 소주 ‘여울’의 리뉴얼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주류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소매 시장에서는 하이볼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A편의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이볼 매출 비중은 39.9%로, 위스키(34.1%)와 와인(26.0%)을 앞질렀다. 작년 상반기에는 위스키(41.7%), 하이볼(29.9%), 와인(28.4%) 순이었는데, 올해 순위가 뒤집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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