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이 인공지능(AI) 전략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신사업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고객 대응 업무부터 직원들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대한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빅데이터를 AI와 접목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카드업계가 AI를 통한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객 응대 분야에도 AI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롯데카드는 최근 고객 응대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AI 보이스봇(Voicebot)’을 고객센터에 도입했다. AI 보이스봇은 자연어처리(NLP) 기술과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문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응답하는 게 특징이다. AI 보이스봇이 응대하는 문의는 기다릴 필요 없이 쌍방향 대화로 처리돼 통화 대기 없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상담 대기 시간이 줄고 상담원 업무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모바일 앱 ‘디지로카’에 AI 기반의 고객 맞춤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구축했다. 롯데카드는 카드 결제 데이터는 물론 롯데그룹 계열사의 유통 데이터까지 함께 활용한 게 장점이다. AI를 통해 고객 소비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 취향에 딱 맞는 상품과 콘텐츠 등을 추천하는 방식이다.비씨카드는 AI 기반 공동 서비스 개발을 위해 AI 검색 기술 스타트업 라이너와 손을 잡았다. 라이너는 최근 AI 서비스 답변 정확도를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전 세계 AI 검색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정확도를 기록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한 곳이다. 라이너의 고도화된 AI 기술을 비씨카드의 결제 데이터와 결합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카드는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카피라이터 ‘카피GO’를 통해 간단한 입력만으로 마케팅 문구를 자동 생성하고 있다. 해외여행 특화 고객을 위한 트래블 챗봇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대화형 AI로, 여행 동선을 기반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AI 퍼스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다수의 AI 프로젝트를 이끈 전문가를 영입했다. 대규모 자금을 관련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현대카드의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도 구축했다. ‘태그(tag)’ 개념을 이용해 단순한 인구통계학적 분류가 아니라 실제 행동 패턴을 분석한 초개인화 마케팅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다.
삼성카드는 디지털혁신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디지털혁신실은 삼성카드의 디지털금융 전략을 총괄하는 부서다. 산하에 AI·빅데이터, 기술 전략 등을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AI·데이터·간편결제 분야의 신기술 도입과 활용 체계 구축 등이 주요 과제다. 삼성금융네트웍스가 2022년 4월 운영을 시작한 통합 플랫폼 ‘모니모’를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삼성카드의 강점이다. 모니모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 계열사의 주요 서비스와 상품을 한곳에 모은 플랫폼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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