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씨카드(대표 최원석·사진)는 방대한 결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과 접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양자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선보이는 등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비씨카드는 최근 LLM 18종을 글로벌 AI 플랫폼인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이번에 공개한 LLM은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누구나 초거대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동적 양자화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동적 양자화란 AI 모델이 사용하는 수치를 압축해 배포한 뒤 실제 활용 시점에 이를 복원해 연산 성능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이다.
기존 양자화 기술은 정확도 저하 우려가 있었지만 비씨카드는 자체 기술을 통해 기존 정확도를 유지하는 ‘손실률 0%’ 양자화를 구현했다.
처리 속도 향상은 물론 산출 결과물의 품질 저하 없이 안정적인 AI 모델 구동이 가능해져 고비용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됐다. 실제 글로벌 기업의 최신형 GPU에서 비씨카드의 양자화 LLM을 실행한 결과 AI 연산 속도는 최대 3.5배 빨라졌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고가 장비 도입에 부담을 느꼈던 중소기업, 스타트업, 소상공인도 보다 저렴한 환경에서 초거대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씨카드는 소상공인 가맹점주를 위한 AI 기반 마케팅 캠페인 기획 등 가맹점 지원 서비스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앞서 지난 2월에도 금융 언어자료(말뭉치) 180만건을 무상 공개했다. 말뭉치란 인터넷에서 검색 가능한 자료를 모아 놓은 집합체로 AI가 사람처럼 설명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데 사용된다. 고품질의 AI 개발을 위해서는 양질의 말뭉치가 필수지만 한글 기반 말뭉치는 여전히 비중이 적다.
조명식 비씨카드 상무는 “비씨카드가 공개한 금융특화 말뭉치를 계기로 금융권 전반은 물론 국내 AI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비씨카드는 AI 기술을 자사 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AI 에이전트인 ‘모아이(MoAI)’를 통해 사내 질의응답, 가맹점 심사 자동화, 고객 민원에 대한 분류 및 처리 등 반복 업무를 줄이고 있다.
또 개인 맞춤형 마케팅 서비스 ‘페이북 AI핫딜’, 생활 콘텐츠 추천 서비스 ‘리빙+’ 등을 통해 결제 기능을 넘어 소비생활을 지원하는 AI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최근 국내 스타트업이나 글로벌 데이터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AI 검색 기술 스타트업 라이너와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
비씨카드는 라이너의 기술이 자사 서비스 ‘잇플’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잇플은 가맹점의 실시간 영업여부, 혼잡 시간대, 방문 고객 성별·연령대, 결제 이후 이동하는 인근 가맹점 등의 정보를 분석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잇플에 라이너의 AI기술을 적용하면 실제 결제 데이터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가맹점주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실시간 고객 유입 패턴과 소비 행태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마케팅 시점 파악이 가능해져서다. AI 기반 맞춤형 추천으로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 재방문율 증가와 매출 향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 주변 가맹점과의 제휴 기회도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게 된다.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라이너의 AI 검색 기술과 비씨카드의 도메인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AI 서비스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혁신적인 AI 서비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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