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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스·파토스·에토스, 변호사들만의 덕목일까[EDITOR's LETTER]

입력 2025-08-25 06:00   수정 2025-08-27 10:02

[EDITOR's LETTER]


로고스(logos), 파토스(pathos), 에토스(ethos). 아리스토탈레스의 저서 ‘수사학’에 나온 설득의 3요소입니다. 로고스는 ‘논리와 이성’, 파토스는 ‘감성과 공감’, 에토스는 ‘인격과 평판’ 정도로 표현하면 될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 세 가지가 필요하지 않은 직업은 없어 보입니다. 기업의 CEO, 정치인, 법률가, 영업사원, 기자 그리고 심지어 의사까지. 진리에 가깝기 때문이겠지요.

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도 갖추지 못한 채 대중 앞에 서는 이들을 보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는 것도 당연합니다.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모르면서 주가 5000 시대를 외치는 정부의 경제 수장을 맡은 경제부총리, 광복절날 독립운동가의 유서를 조작에 가깝게 왜곡한 독립기념관장, 건진법사 수사에서 결정적 단서를 내다 버리고 ‘분실했다’고 주장하는 검찰. 무더위에 짜증을 너머 참담함까지 느끼게 하는 사람들을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던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란 단어를 환기시켜 준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주 한경비즈니스는 ‘변호사들의 변호사’란 타이틀로 커버스토리를 작성했습니다. 궁금했습니다. 법조계 인재들이 모여 있는 대형 로펌. 그 로펌의 변호사들이 인정하는 다른 로펌의 변호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7대 대형 로펌 변호사들에게 설문을 돌렸습니다. ‘자신의 사건을 맡기고 싶은 변호사, 혹은 법정에서 경쟁 상대로 만나기 싫은 능력 있는 변호사’를 꼽아달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로펌 변호사는 제외했습니다. 무작위였음에도 다수의 표를 얻은 변호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로부터 어떻게 좋은 평가를 받게 됐는지 들어봤습니다.

그 답변 속에 설득의 3요소를 언급한 분들이 몇 분 있었습니다. 변호사란 직업의 본질이 설득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세 가지를 모두 갖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설명한 자신의 핵심 경쟁력 몇 가지를 추려봤습니다. 장덕순 김앤장 변호사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로고스와 파토스는 각 10~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에토스는 60~70%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변호사에게 중요한 자산은 평소 쌓은 소문이고 신뢰감”이라고 했습니다.

평판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이지요. 전인환 변호사도 “진실함, 성실함 같은 에토스를 갖춰야 설득의 기초인 신뢰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상당수 변호사들은 논리와 이성은 기본이며 공감의 영역인 파토스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지영 태평양 변호사는 “항상 모니터 너머에 있는 고객을 생각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고객의 요구에 대한 공감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KAIST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공부한 그는 “AI가 많은 과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태생적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거나 ‘진심’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경청의 태도도 강조했습니다. 김진환 웨일앤썬 변호사는 “변호사 업무의 80% 이상은 청취하는 일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고 일한다”고 말합니다. 고객의 말을 경청해야 그의 니즈를 이해할 수 있고,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나의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김 변호사는 자신의 무기로 한 가지를 더 꼽았습니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견인불발(堅忍不拔)의 마음가짐이다. 이 세상에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태도도 글도 생각도 달라진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 사건의 본질에 끝까지 집중하는 집중력, 남들이 다 아는 똑같은 논리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창의적 접근 등도 ‘변호사들의 변호사’가 꼽은 중요한 덕목입니다.

이들의 답변을 본 후 지면에 최대한 많이 싣기로 했습니다. 한 분야에서 업적을 이룬 분들이 하는 얘기를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이들이 꼽은 좋은 변호사의 주요 덕목은 기업인들의 성공 비결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는 ‘에스콰이어’란 법정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주인공이 이런 말을 합니다. “영미권에서 변호사에게 에스큐(Esq)를 붙입니다. 에스콰이어, 변호사를 존중하는 의미의 존칭이죠. 그렇게들 불리고 싶으면 걸맞게들 합시다.”

존중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존중할 사람은 찾기 힘든 현실입니다. 한 변호사의 답변은 여운을 남깁니다. “좋은 변호사가 되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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