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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내려오면 그라운드 위로…우리가 몰랐던 빈 필

입력 2025-08-21 17:23   수정 2025-08-22 02:01


세계 음악의 수도로 불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브랜드는 바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세상에서 가장 탁월한 음악 단체”(안톤 브루크너),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악단”(리하르트 바그너). 위대한 음악가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빈 사운드엔 비밀이 있다. 먼저 ‘황금 사운드’라고 불리는 특유의 음향. 튜닝 방식에서 나온다. 현대 오케스트라가 A음정을 440~442㎐로 맞추는 데 비해 443㎐ 튜닝을 고수하는 ‘보수적 성향’에서 비롯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음정은 다른 오케스트라와 비교해 밝고 투명한 울림을 자아낸다. 특히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현악기군에서 부드럽고 반짝이는 음색이 흘러나온다. 또 하나는 ‘빈식 악기’다. 19세기 중반 개발된 ‘빈 오보에’는 프랑스식 오보에보다 음색이 어둡고 부드러워 연주 실황에서 낭만적인 깊이에 효과를 더한다. 금관에서는 ‘빈식 호른’이 대표적이다. 화려하고 강렬한 프렌치 호른과 달리 빈 호른은 포근하고 노래하듯 부드러운 울림을 낸다.

빈 필의 운영체계는 민주적 합의체의 상징이기도 하다. 빈 필에는 상임지휘자 제도가 없다. 모든 악단의 운영을 단원들의 합의와 투표로 결정한다. 연주 일정과 각 공연의 협업 지휘자 역시 단원들의 뜻을 따른다. 입단 과정도 특별하다. 빈 필의 정식 단원이 되려면 먼저 빈 국립오페라극장(빈 슈타츠오퍼) 오케스트라에서 최소 3년 이상 활동해야 한다. 이후 단원 투표를 거쳐 입단이 결정된다. 이런 과정은 단순한 기량 검증을 넘어 오페라와 교향곡을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적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빈 필 공연을 보게 된다면 여성 연주자들에게 주목해보자. 1997년에야 여성 단원의 입단을 공식적으로 허용한 다소 보수적인 단체지만 지금은 개성 강한 여성 연주자들이 변화의 정점에 있다. 2018년 정식 입단한 프랑스 출신 바순 수석 소피 데르보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022년 입단한 오스트리아 출신 클라리넷 주자 안드레아 괴치도 얼마 전부터 지휘자로 활약 중이다.


빈 필 단원들이 고상한 취미만 가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다. 빈 필의 축구 사랑은 유명하다. ‘악기 연주자는 손을 다치면 안 된다’는 통념도 단원들의 축구 사랑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다. 이들은 ‘필하모닉 축구클럽’이라는 팀까지 조직했다. 빈 필 축구팀 단원들은 연습과 연주 일정 외에도 축구 친선경기로 단합의 시간을 가진다.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와의 맞대결은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더비’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빈 필의 반전 매력과 새로운 모습은 오는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내한 공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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