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지난 6월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2035년까지 무기·병력 등 직접 군사비에 GDP의 3.5%, 기반시설·인프라 등 간접 분야에 1.5%를 투입해 방위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지속적인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의 국방비 증액 압박 속에서 유럽은 방위 자율성 강화라는 중대한 전환점에 들어섰다.
건전 재정을 고수해 온 독일도 2026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32% 늘어난 827억유로로 책정했다. 여기에 특별기금 차입 등을 합치면 내년 국방비 지출은 1172억유로 수준일 전망이다. 독일은 2029년까지 국방비를 1618억유로로 확대해 GDP 대비 3.5% 목표를 조기 달성한다는 방침이다.EU는 유럽 안보를 위한 대출 프로그램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도 가동한다. 이는 복수의 EU 회원국이 공동으로 방산 물자를 조달할 때 최대 1500억유로를 저리·장기 대출 방식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자금은 미사일, 드론, 사이버 보안 등 핵심 분야에 사용할 수 있다. 7월 말 기준 폴란드 등 18개 EU 회원국이 1270억유로 규모의 대출을 신청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1월 말까지 국방 투자 계획을 접수해 심사 후 승인할 예정이다.
유럽의 재무장 흐름과 바이 유러피언 정책은 도전이자 기회다. 그간 한국 방산업계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이제는 기존 파트너십을 심화하고 핵심 분야 투자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함으로써 지속 가능하고 전략적인 방산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임태형 KOTRA 브뤼셀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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