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계속 성장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 점포는 2020~2023년 연평균 868개 늘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작년부터다. 2023년 8%를 웃돌던 GS25, BGF리테일(CU), 코리아세븐 3사의 합산 연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4.3%로 1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올 상반기엔 편의점 3사 합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다. 상반기 편의점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편의점의 가파른 증가세도 작년부터 꺾였다. 지난해 GS25 점포 순증 규모는 722개로 줄었다. GS리테일은 작년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상위권 업체도 출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매년 늘던 편의점 3사 점포 수는 올 상반기에만 665개 감소했다.
GS리테일 편의점 사업부 수익성은 1년 넘게 내리막을 걷고 있다. 작년 2분기부터 다섯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올 2분기 매출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업황 침체 조짐에 GS리테일은 전방위적으로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신규 채용 인원은 274명으로 2년 전(912명) 대비 70% 줄었다. 2015년부터 매년 8월 열던 ‘GS25 뮤직 앤드 비어 페스티벌’ 행사도 올해 중단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연초부터 내실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구당 편의점 점포 수가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을 이미 추월했다.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작년 말 기준 5만4852개다. 인구 5160만 명 기준으로 봤을 때 941명당 편의점 한 개가 영업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수(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 집계)는 작년 말 기준 5만5736개로, 인구 2207명당 편의점 한 개꼴(인구 약 1억2300만 명)이다. 일본보다 편의점 수는 적지만, 인구 대비 점포 수를 따지면 2.3배 많다.
한정된 시장에서 점포 수가 급증하다 보니 점포당 수익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GS25의 가맹점 점포별 매출은 6억4146만원으로 전년 대비 173만원 증가했다. 2022년 증가 폭(1920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e커머스 업체들의 공격적인 식품 분야 확장도 편의점 업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식품 품목은 편의점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편의점 식품 품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반면 e커머스 업체의 식품 매출은 올 들어 매달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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