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한 해 (사고 여파로) 많이 아팠던 탓에 성적이 좋지 않았고, 샷 감각 등도 부족해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다. 올들어 상반기 ‘잘 준비해보자’고 다짐한 뒤 하반기를 잘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생각대로 됐습니다.”
22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우승 상금 2억7000만원·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합계 14언더파 노승희와 공동 2위에 오른 이다연의 목소리에는 차분함이 묻어났다.
‘오뚜기’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게 경기력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신인 때부터 잦은 부상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던 이다연은 이번 시즌 초반에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겪었다. 지난 시즌 내내 허리 통증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치료에 성공한 직후여서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사고 여파는 8개 대회에서 5번 컷 탈락, 1번 기권이라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6월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CC(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2억원)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며 기력을 단숨에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번 대회에서도 중반까지 2위에 랭킹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다연은 “(이번 대회에선) 크게 아픈 곳 없이 경기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하면 더욱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는 “상반기엔 몸컨디션이 정상적이지 못했다 보니 티샷 실수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실수가 줄었다”며 “아이언샷도 거리가 늘어 드라이버를 무리해서 치지 않고도 그린을 잘 공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2라운드 경기 전반에 대해선 “퍼터가 굉장히 잘 따라 줘서 버디 찬스를 자주 만들어 냈고, 샷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놨다. 여러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실제 우승으로 이어지진 못했던 데 대해 이다연은 “우승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은 늘 있지만, 후회 없이 경기하고 철저히 복기해 잘 준비해보려 한다. (우승할 때까지) 열 번 찍어보겠다”며 웃어 보였다.

오는 23일 3라운드 무빙데이에 이다연은 1위인 김민솔(중간합계 16언더파)과 같은 조에서 경기한다. 그는 “민솔과 경기해 본 적이 없어 잘 가늠이 되진 않지만, 이글하는 걸 보니 감이 굉장히 좋은 상태인 듯하다”면서 “(멘탈이) 흔들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누가 흐름을 더 잘 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 2라운드에서 만들어 낸 좋은 흐름을 잘 이어갈 수 있도록 제 경기에 최대한 몰입해 찬스를 잘 살려 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다연·김민솔 조에는 노승희도 함께한다. 이다연은 지난 6월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연장전 끝에 노승희에게 우승컵을 내어준 쓴 기억이 있다. 이다연은 “대회 우승은 컨디션과 직결된다고 본다”며 “이전까지의 플레이는 잊고 지금 현재 해야 하는 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데 포커스를 맞추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천=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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