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를 여럿이 시간별로 나눠 쓰는 카셰어링(차량 공유)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쓴 사상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쏘카, 투루카 등 서비스 업체의 거점 확충과 관련 기술 발전이 긍정적인 이용 경험의 확산으로 이어진 결과다. 시장조사업체들은 글로벌 카셰어링 시장이 10년 뒤 지금의 세 배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별로는 카셰어링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상장사 쏘카의 결제금액이 올해 1~7월 1924억원으로 2년 전보다 19.2% 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3위 휴맥스모빌리티의 투루카 결제금액은 167억원으로, 같은 기간 56.9%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렌탈의 G카는 같은 기간 역성장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한경에이셀이 국내 2000만 명을 웃도는 신용카드 회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결제금액을 추정한 값이다.
20~40대 차량 소유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물가 상승 및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효율화 압박이 꼽힌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의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2030세대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47만원으로, 다른 연령층과 달리 10년 전 대비 소폭 감소했다. 국내 자가용 소유자의 평균 차량 유지비는 1인당 가처분 소득의 절반을 웃돌 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쏘카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 증가가 카셰어링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전국 5000개 카셰어링 거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단위로 비용 절감을 위해 카셰어링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5월 한국전력은 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업무 목적 이동 수단으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전은 차량을 직접 구매하고 유지·관리할 때보다 연간 약 9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89억3000만달러(약 12조4000억원)였다. 2033년엔 세 배에 가까운 244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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