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휴전선 부근에서 공사 중인 인민군에게 한국 측이 경고 사격을 했다며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미 정상회담 기간을 기회로 북한이 도발을 획책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군이 군사 행동의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고정철 북한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육군 중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19일 한국군 호전광들이 남쪽 국경선 부근에서 차단물 영구화 공사를 하는 북한 군인들에게 12.7㎜ 대구경 기관총으로 10여 발의 경고 사격을 가하는 엄중한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주권수호에 필수적인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를 긴장 격화의 빌미로 악용하려는 위험천만한 도발 행위를 즉시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군사적 성격과 무관한 공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지속되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우리 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9일 오후 3시께 북한군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해 경고사격 등의 조치를 했고, 북한군은 북상했다”며 “군은 북한군의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작년 4월부터 MDL 인근과 비무장지대(DMZ) 북측에 다수 병력을 투입해 삼중 철책을 설치하고 대전차 방벽을 세우는 등의 공사를 하고 있다. 고 부총참모장은 “6·7월 두 차례에 걸쳐 주한 미군에 공사 관련 내용을 통지했음에도 한국군이 확성기 도발 방송(경고방송)을 3, 6, 15, 28사단 등 여러 부대로 확대했고 이젠 ‘사격하겠다’는 위협적 망발을 일상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미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중에 경고사격을 한 점을 지적하며 “군사적 충돌을 노린 의도적인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군 미사일총국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대공방어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이 표적 격추에 성공한 사진을 여러 장 공개하며 “개량된 두 종류 탄의 기술적 특성은 다양한 공중 목표 소멸에 대단히 적합한 것으로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대공방어미사일은 미국의 패트리엇, 한국의 천궁·L-SAM 등과 같이 적의 탄도·순항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무기 체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아 ‘토르’와 ‘S-300’을 기반으로 만든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했다고 추정했다. 군사 전문가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우크라이나전 파병 대가로 받은 러시아 기술로 지대공 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