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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인베스트콘 5단계"…하워드 막스의 경고

입력 2025-08-25 15:55   수정 2025-08-28 13:47

이 기사는 08월 25일 15: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7월 18일, 저는 와이파이가 없는 비행기를 타고 이메일이나 오락거리도 없는 채로 남미로 갔습니다. 메모를 쓰기 시작하는 것 말고 달리 무얼 할 수 있었겠습니까? 신기하게도, 비행 중에 썼던 내용들이 목적지에 착륙한 후 고객들로부터 받은 질문들 중 상당수에 대한 답이 되었고, 그래서 다음과 같은 글을 써둔 것이 저에게 제법 쓸모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이 글이 그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 이야기는 투자 일반에 관한 것임을 주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상은 미국 상장기업 유가증권?주식 및 채권?을 가리키게 될 터인데, 이는 시가평가가 꾸준히 이루어지기도 하려니와 제 의식 속에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자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한 부류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행동과 그로 인한 가격 변동은 다른 자산들과 여타 시장들에도 영향을 미치며?이는 대개 전염성이 매우 높은 투자자 심리의 결과로서 발생하는 일인 만큼?저의 이야기들이 아마 그 밖의 자산군에도, 상장 자산뿐만 아니라 비상장 자산에도, 그리고 어쩌면 미국 밖의 시장들에도 적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기에 투자가치란 어디서 나오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에 관한 이야기부터 펼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이런 논의를 이러한 형식으로 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큰 주제이지만, 모쪼록 간략하게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치
투자자산?주식, 채권, 기업, 건물 같은 것들?에는 가치가 존재하는데, 때론 이를 가리켜 어떤 일정 시점에 그 자산이 어떠한 ‘값어치가 있는가’를 나타내는 내재가치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가치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어디에서도 명확하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며?제가 아는 한 AI로도 찾아낼 수가 없고?이것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게 마련입니다.
제 표현 방식으로 말하자면, 자산의 가치란 그 자산의 ‘펀더멘털’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가령, 기업의 펀더멘털은 아주 많은 것을 포괄합니다. 여기에는 현재 수익, 미래의 수익력, 미래수익의 안정성 또는 변동성, 구성자산의 시장가격, 경영 능력, 신제품 개발 잠재력, 경쟁 구도, 재정 건전성, 그 밖에 기업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될 수많은 요소들이 포함됩니다. 궁극적으로, 자산 펀더멘털의 총체가 수익력을 결정하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의 원천이 됩니다.
기업이 소유할 수 있는 것으로는 토지, 건물, 기계, 차량, 부존광물이나 삼림 등의 천연자원, 그리고 심지어 (분명히 기업의 소유가 아닌) 강물이나 햇빛으로부터 전기를 끌어낼 수 있게 해주는 설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유형자산으로서, 종종 그 거래시장과 실현 가능한 가격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한 기업은 특허, 영업기밀, 노하우, 연구역량, 평판과 이미지, 인적 자원, 경영 능력, 조직문화 같은 무형의 자산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양도 및 매각이 가능하지만, 다른 것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전술한 모든 자산들은 각기 수익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이 결합되어 기업의 전체적인 수익력을 창출합니다. 한 기업의 수익력은 개별 자산 각각의 수익력을 따로따로 합한 것보다 거의 항상 더 큽니다. 기업의 전체적인 수익력을 극대화시키도록 개별 자산들을 결합시키는 것이 경영의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에 성공하면 그 결과는 시너지를 일으키며, 이는 여러 가지를 요령 있게 결합함으로써 얻는 이점입니다.
그러나 모든 자산이 (제가 정의한 것과 같은) 수익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모두가 계산 가능한 투자가치를 지니지도 않습니다. 저는 수익력을 자산의 소유 및 운용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이라 설명하며?즉 그저 자산을 보유하고 궁극적으로 이를 매도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수익’에서 제외시킵니다. 다이아몬드 반지나 미술품, 또는 클래식카는 그 소유주에게 (임대를 해주거나 사람들에게 관람료를 청구하지 않는 이상) 수익을 가져다 주지는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그 자산의 경제적 잠재력은 오롯이 이윤을 남기고 매도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만 나옵니다. 그리고 그것을 매수하는 사람은 다른 누군가에게 그보다도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매수를 하고 있을 공산이 큽니다. . . 그동안에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는 운영현금흐름을 창출하지 않거나 미래에 그렇게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산은 수익력이 없는 것으로 보며, 이는 그 자산에 대한 객관적, 분석적, 또는 내재적 가치평가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금에 관한 저의 2010년도 메모 반짝이는 모든 것(All That Glitters) 참조).
어떤 수익력은 현재의 능력으로서 현재에 수입을 창출합니다. 그 실적은 금년도 재무제표에서 확인가능하며, 현재의 자산이 그 자산의 현재 형태로 현재 상황에서 창출하는 소득으로서 나타납니다. 그 밖의 수익력은 잠재력의 형태로 존재하며, 예를 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천연자원이 미래에 사용될 경우 벌어들일 소득, 또는 기업의 지적 재산을 가지고 기업 직원들이 개발한 신제품으로부터 창출될 소득이 이에 해당됩니다. 그 실적은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이는 기업 경영진, 경쟁사, 고객, 정부, 심지어는 투자자가 내리는 결정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산은 유형이거나 무형일 수 있으며, 자산의 수익력은 현재에 수익을 창출하거나, 혹은 지금보다 더 높거나 낮아질 수 있는 금액으로 미래에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어떤 자산의 현재 수익, 그리고 이와 더불어 미래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결합되어 핵심적인 펀더멘털을 구성합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현재의 수익력에 합리적인 가격을 지불할 것을 강조하는가 하면, 다른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수익력 성장 가능성이라 여겨지는 것에 기꺼이 베팅을 하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든, 현명한 투자란 자산의 현재 및 미래 수익력에 대한 판단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어떤 투자자가 자산의 내재가치를 이런 식으로 결정했다면, 그 투자자는 미래에 좋은 수익을 가져다줄 만한 적정한가격을 매길 근거가 생길 것입니다.

가격
가치란 이론적이고 덧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가격은 구체적인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입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투자를 잘 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가치를 적절하게 매기고 합리적인 가격에 그 가치를 구매하는 일로 귀결됩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서로 결합되어 자산의 펀더멘털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아주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결국, 이것들이 그 자산의 수익력으로 귀결될 수 있으며, 가치가 창출되는 원천은 수익으로부터 나옵니다. 1960년대 후반에, 저는 시카고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자산의 적정가는 미래 현금흐름이나 수익에 대한 현재 할인가라고 배웠습니다. 기업의 공장과 장비, 지적 재산, 경영, 그리고 심지어 기업에 대한 평판 같은 앞서 열거한 그 외 모든 것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여러분께서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들에는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이 모든 것들의 가치는 그것이 기업의 수익력에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으로부터 나오며, 따라서 수익 계산에 잡히게 됩니다.
증권 애널리스트 업무의 핵심 영역은 수익 예상치 산출에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예상치를 가지고 적정 가격으로 환산해야 합니다. 시카고 대학교에서 이 할인 과정은 순전히 수학적인 것으로서, 미래의 연간 수익을 (1+r)n으로 나누는데, 여기서 r은 적정 할인율, n은 미래에 수익이 발생할 기간의 햇수이며, 그 다음에 연간 계산결과를 합산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의 가격은 이와 다른 할인 과정에 의해 정해지며, 이는 사람들이 자산 및 그 자산 수익력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가에 관한 본인의 주관적 의견과 태도를 적용하는 데 주로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자산의 가격이란 바로, 그 자산에 내재된 펀더멘털 가치에 대한 투자자 의견의 컨센서스인 것입니다. 가치투자의 아버지이자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워런 버핏의 스승이었던 벤저민 그레이엄에 따르면, 시장 가격은 매수나 매도를 제안함으로써 투표하는 투자자들에 의해 날마다 정해지는 것입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어떤 기업이 견실한 제품 라인업과 유능한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그 기업이 구태의연하며 시대에 뒤처져 있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어떤 투자자들은 또 다른 기업을 보며 매력적이고 미래에 적합하다고 여기는 반면, 다른 투자자들은 이를 위험천만한 고평가 기업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도들이 자산 가격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줄다리기가 벌어집니다. 제가 보기에는, 모든 자산에 대해서 날이면 날마다, 낙관주의자들과 비관주의자들이 전투를 벌입니다. 시장이 ‘GM을 52달러에’ 내놓습니다. 낙관주의자들은 그것이 58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52달러에 기꺼이 매수를 합니다. 비관주의자들은 그것이 46달러의 값어치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52달러에 매도하여 매수자들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으며, 이리하여 거래가 성사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한쪽 또는 다른 쪽이 압도적일 때가 있습니다. 58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46달러 값어치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수적으로 우세하면, 52달러에 매도를 바라는 사람들보다 그 가격에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고, 따라서 가격은 53달러, 그리고 어쩌면 54달러 등등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이런 저런 방향으로의 의견 불균형이 GM의 가격을 움직일 수 있듯이, 시장 전체도 이에 따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시장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긍정적일 때가 있는데, 이는 낙관주의, 경솔한 믿음, 포모(FOMO), 투자위험 감수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분위기가 부정적이어서 비관주의, 회의론, 손실에 대한 두려움, 과도한 투자위험 회피 같은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현실 세계의 일들은 꽤 좋은 것과 별로 좋지 않은 것 사이에서 움직이지만, 투자자들의 인식 속에서는 세상 일이 완벽과 절망 사이를 오가기도 합니다.
투자자들 대다수가 낙관적일 때에는 가격이 상승하여 자산 가치를 넘어설 수도 있게 만듭니다. 그리고 비관주의자들이 득세하면, 가격이 하락하여 자산 가치에 못 미칠 수도 있게 됩니다. 따라서, 투자자 심리가 한쪽이나 그 반대쪽으로 치우치면?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의 근거인 합리성과 객관성이 사라지면?가설에 따라서는 존재할 수 없는 저평가나 고평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를 주시해야 합니다.
자산 가격이란 그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자동차의 시장가치를 결정해주는 것들, 즉 자동차 제조사, 모델, 연식, 주행거리, 상태를 모르고서는 그 차에 매겨진 4만 달러가 괜찮은 가격인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산의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입니다. 투자자들은 이 관계를 가리켜 자산의 밸류에이션이라 부릅니다.


가격과 가치의 상호작용
자산을 적정한 (혹은 그 이하의) 가격으로 매수하면, 매수자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자산의 현재 수익을 통해 매수가격 대비 좋은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수익력이 증가하면 여기에서 나오는 현재 투자수익이 늘어나고 자산 가치와 이에 따른 매도 가능 가격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를 통해 매력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는 투자자의 능력은 대체로 투자의 펀더멘털을 정확히 평가하고 해당 펀더멘털에 대해 적절한 가격을 지불했는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투자의 성공은 주로 자산의 수익력에 대한 매수자의 판단이 옳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자산의 현재 수익력 및 그 자산의 미래 수익력에 대한 의견은 보통 월별, 또는 심지어 연도별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단기 투자수익은 대체로 투자자가 자산에 대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격의 변동에 주로 기인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기 때문에 단기 성과가 주요 관심사인 사람이라면 누구든 가격이 주된 고려사항이 됩니다.
가치는 가격에 자력 같은영향을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가격이 가치보다 높다면, 미래의 가격 변동 방향은 상향보다는 하향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리고 가격이 가치보다 낮다면, 미래의 가격 변동 방향은 하향보다 상향이 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보면, 가격은 가치 대비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일정 시점의 자산 가격은 비합리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기도 한 투자자 심리에 의해 주로 좌우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재가치에 대한 가격의 현재 관계란 예상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그런 일은 기껏해야 장기적으로나 일어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 뿐입니다.
가능성이 더 크다라는 말이 위 단락의 핵심 구절입니다. 저평가된 자산은 저렴한 상태로?혹은 심지어 그보다도 더 저렴한 상태로?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으며, 이는 고평가된 자산이 그보다도 더 높이 평가를 받다가 극도로 고평가되고 이후 말도 안 되는 고평가까지 받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거품과 폭락의 원인은 말도 안 되는 극단까지 치달을 수 있는 가격의 속성에 있습니다. 가격이 가치를 넘어서기 시작할 때마다 항시 가격 상승을 멈춘다면, 우리는 강세장의 장기화 및 거품(그리고 뒤이은 폭락)을 겪지 않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격이 가치를 따라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소위 ‘수렴’?에 무리한 베팅을 하는 사람들은 시장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라면 퇴출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당신이 자금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보다 시장이 비이성적 상태를 유지하는 기간이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가격이 가치에서 더 멀리 벗어나기보다는 가치에 근접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기대하고, 심지어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데 베팅까지 하는 것이 논리적으로는 올바르겠지만, 그런 일이 곧 일어나리라는 데 무리한 베팅을 하는 것은 현명치 못하며 위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말했듯이, 단기적으로 시장은 자산의 인기도를 반영하는 투표 집계기 같은 기능을 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은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저울입니다. 그러므로, 제가 보기에 철저히 논리적이며 거의 수학적이기까지 한 가치의 미적분법을 따르는 사고를 할 수가 있습니다. . . 이 방법을 적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사실은 차치하고.
ㅇ 가치는 투자를 함으로써 얻는 것이며, 가격은 이에 대해 지불하는 값입니다.
ㅇ 좋은 투자란 미래 가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비추어 그 가격이 적절한 투자입니다.
ㅇ 투자자 심리의 급변하는 속성 탓에, 자산 가격은 펀더멘털 가치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움직입니다.
ㅇ 그래서, 대부분의 가격 변동은 펀더멘털 가치의 변화보다는 투자자 심리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ㅇ 자산가격 설정에서는 심리가 핵심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치 대비 가격이 어느 선에 있는지 감을 잡으려면, 투자자들은 수치적인 밸류에이션 변수뿐만이 아니라 우세한 심리까지 파악하도록 해야 합니다.
밸류에이션이 높다면 향후 투자수익이 낮을 것이라는 예고이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성립하기 때문에, 가치 대비 가격의 관계가 투자성과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관계는 장기적 의미가 아니고서는 예상했던 효과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자산의 가격이 (그 평가 방법이 어떻든 간에) ‘공정하다’면, 다른 자산들의 위험조정수익과 비교해 볼 때, 그 자산의 투자자가 감수한 투자위험에 비해 마찬가지로 공정한 수익을 얻기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능동적인 투자자’들은 감수한 투자위험에 대해 공정한 수준을 넘어서고 그리하여 여타 투자자들이 누리는 위험조정수익보다 더 나은 수익을 벌기를 바라면서 기업과 시장을 연구하고, 어떤 자산을 매수하고 다른 자산은 매수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며, 어떤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고 다른 자산의 비중은 축소할지를 연구하는 수고까지 하며?고객들은 이처럼 능동적인 투자 매니저를 고용하고 수수료를 지불합니다. (투자 이론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수동적 투자를 통해 공정하거나 평균적인 수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벌어들임으로써 능동적 투자 수수료 지불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능동적 투자자들은 그 이상을 원합니다.) 어떤 조건에서 능동적 투자자들이 갈망하는 우월한 위험조정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ㅇ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자산의 현재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
ㅇ 자산의 현재 가치에 비해 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낮을 때
ㅇ 대개 수익력의 예상치 못한 증가로 인하여 자산 가치가 투자자들의 기대 이상으로 상승할 때
ㅇ 자산이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더 많이 얻게 되어, 가치 변동과 무관한 가격 상승이 발생할 때

이 밖에 다른 가능성들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상술한 목록에 어느 정도는 다 망라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상술한 경우들과는 반대 방향으로 벌어지는 상황들의 경우, 부정적 수익을 초래하는 부진한 위험조정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위에 열거한 조건들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투자가 우월한 수익을 제공해주기를 기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조건들이 존재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이를 포착해내는 데 필요한 우월한 통찰력을 본인이 소유하고 있지 않다면 우월한 투자결과를 얻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요컨대, 투자수익이란 (a) 가치 변동과 (b)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 변동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여기는 게 도움이 되며, 우월한 수익을 얻는 사람들은 이러한 변동을 다른 이들보다 더 잘 예상해내는 사람들입니다.

투자자들은 가격과 가치에 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여러분들이 금융관련 TV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신문 또는 투자관련 간행물에서 시장에 관한 글을 읽을 때 접하는 내용의 대부분은 가격, 또는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시청자나 독자들은 그 기업이 얼마나 훌륭한지, 또는 그 기업의 수익력이 2045년도에 어느 정도일지 알고 싶어서 들여다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이 뉴스를 찾는 목적은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할지 또는 하락할지(즉 물어볼 수만 있다면, 단기 수익이 투자위험 대비 공정한 수준 이상인지 혹은 이하인지, 그리고 다른 자산들의 위험조정수익보다 더 나은지 아니면 더 못한지)를 알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물론, 이는 대부분 가격/가치에 관련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그 관계는 어느 정도 선에 있는 것일까요?
다수의 정성적이거나 정량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이, 기업의 특징들을 알고리즘을 통해 요약하거나 단 하나의 숫자로 압축해낼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평가에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가령, 어떤 기업의 가치가 여러 변수를 가지고 있고 혼란스러울 만큼 수치화가 불가능하다면, 어떤 특정 시점에 그 가격의 공정성을 평가하기란 분명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식 투자자들이 이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로 주식의 주가수익비율, 즉 기업 주가를 그 기업의 보통주 한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보는 것이며?거의 오로지 이것만 보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주식 한 종목, 또는 하나의 주식시장이나 주가지수의 평균에 대한 주가수익비율 계산은 쉬운 일이며, 따라서 현재 주가수익비율이 다른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이나 다른 시점의 주가수익비율과 비교하여 어떤지도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주가수익비율 기준에서 벗어나는 것들의 경우, 그 기업이 (현재 수익 너머의 펀더멘털 측면을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되거나 과거 시점과 지금이 차별화되는 요인들을 기준으로 살펴보게 되며, 투자자들은 이러한 고려사항들을 참작하여 그 자산이 고평가되어 있는지, 적정가인지, 아니면 저평가되어 있는지에 관한 결론을 내립니다. 물론, 주식의 주가수익비율 같은 단일한 측정 기준을 근거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 결정을 너무나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의미가 되며, 따라서 오류의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최근 동향
이제 현재로 돌아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다뤄볼 차례입니다. 2025년이 시작될 무렵의 상황은 어땠을까요?
ㅇ S&P 500 주가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지표입니다. 작년 말경에 이르러, S&P 500 선행 주가수익비율(익년도 수익 예상치 대비 주가의 비율)은 약 23배로 역사적 평균을 훨씬 상회하였습니다.
ㅇ 당시, JP모간은 1987~2014년(선행 주가수익비율 및 향후 10년간 수익에 관한 자료가 존재하는 유일한 기간)에 익년도 주당순이익의 23배에 해당하는 가격에 S&P 500 지수를 매수했다면, 이후 10년간 연간수익률 평균은 매번 +2%에서 -2% 사이였음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과거 주가수익비율 기록이 유의미하다면, S&P 500은 그만큼 미래가 꽤 어두운 셈입니다.
ㅇ 저는 1월에 쓴 메모에서 이것이 곤란한 노릇이기는 하지만 위협적이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다시 말씀 드리지만 그 주된 이유는 제 생각으로 대부분의 주식시장 거품에 동반되는?혹은 그 원인이 되는?일시적 광기나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 나타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건 그때였고, 이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미국 주식시장은 올해 1분기 10%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으며, 그 중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주로 그다지 좋지 않은 경제 및 기업 실적, 완만하지만 여전히 기대보다 높은 물가상승률, 그리고 아마도 밸류에이션 수준 및 미국이 전 세계의 선택을 받는 투자처라는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한 우려에서 나온 결과였습니다.
그러던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보다 훨씬 더 높고 훨씬 더 광범위한 수입품목 관세를 발표했습니다. 투자자들은 관세로 인해 아마도 물가상승이 가속화되고, 경제성장이 둔화되며, 전 세계 여러 국가 및 투자자들이 미국을 예전만큼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그 즉시 내렸습니다. 그 결과 S&P 500이 급락하여, 2024년 말 대비 15%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요컨대, 투자자들은 펀더멘털 전망이 깨졌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주식 가격을 이처럼 보다 악화된 펀더멘털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입니다. 채권 투자자들 역시 반응을 보여, 관세 발표 직전만 해도 불과 4%를 다소 상회하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4½%까지 요구했습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하며, 채권 투자자들은 투자위험이 커졌으니 위험에 대한 보상을 늘리는 게 맞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힌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S&P 500 지수는 4월 8일의 저점 이후 어제까지 29% 상승하면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9%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그 큰 이유는 무역협상 시한 연장 및/또는 4월에 발표했던 수준보다 낮게 책정된 관세, 그리고 관세발 물가상승이 아직 실현되지 않은 데서 온 ‘안도 랠리’였던 것 같습니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관세관련 동향이 처음 발표 당시 두려워했던 것만큼 나쁘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또한 수익 증가세에 대한 기대, 기업 측에 유리한 내용의 세금 및 재정지출 관련 법안 통과, 무역협상의 일부로서 다수의 외국 정부들이 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 그리고 인공지능 개발로 인한 기업 수익력 증대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고무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격/가치의 미적분법에 대하여 현재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ㅇ S&P 500 지수는 2024년 말과 관세 발표 직전에도 높이 평가되어 있었습니다.
ㅇ 경제적 가능성?그리고 다년간 기업 수익력 전망?이 관세 발표 이전에 비해, 처음에 두려워했던 만큼 심각하지는 않을지언정, 모든 것을 감안해볼 때 아마도 덜 긍정적인 상태입니다. 물가상승도 여전히 걱정거리입니다.
ㅇ 물가상승률 상승 가능성의 압박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바랐던 조기의 경기 부양적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적어졌습니다.
ㅇ 정부가 모색해온 무역 및 관세 협상들이 타결되고 있으나,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이전보다 덜 믿음직스러운 동맹국이자 파트너로 여겨지게 된 것으로 보여,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 비중을 축소해야 되겠다는 결론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견해가 실행으로 옮겨지면 이 자산에 대한 순매도 및/또는 미래 수요 감소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ㅇ 미국의 재정적자 및 국가부채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가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ㅇ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감안해볼 때 향후 전망이 위축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미국 주식의 주가는 높은 상태입니다. 수익 증가가 예측되고는 있지만, 주가는 그보다도 더 높이 올라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해 초 당시에는 어떤 수준이었건 간에, 현재 미국 주식에 대한 가치 제안은 작년 말보다 매력도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며?심지어 그 당시에도, 그다지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투자자 행동 및 그로 인한 가격/가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ㅇ S&P 500 주가수익비율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낙관적이라는 주장의 핵심입니다.
ㅇ 파이낸셜 타임스(7월 25일자)에서 보도하기를,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S&P 500 주식들은 [기업] 매출액의 3.3배를 상회하는 사상 최고치로 평가되어 있습니다.”
ㅇ 같은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 내용을 보면, “파생상품 흐름, 변동성, 투자심리를 종합한 바클레이즈의 ‘주식시장 낙관 지표(equity-euphoria indicator)’가 정상 수준의 2배까지 치솟아 자산 거품과 관련 있는 구간에 진입해 있습니다.”
ㅇ 워런 버핏이 즐겨 보는 지표?미국 GDP 대비 거래주식 시가총액 비율?역시 사상 최고치입니다. 요즘 기업들이 상장 전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경향이 있고 많은 기업들이 인수 과정에서 비상장사로 전환된 사실로 인해 미국 시가총액이 눌려 있다는 점도 특히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처럼 높아진 지표는 언뜻 보기보다 한층 더 심각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ㅇ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 S&P 500 배당 수익률 사이의 현재 관계는 역사적 관점에서 후자가 비싸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ㅇ 소위 ‘밈(meme) 주식’?반드시 전술한 바와 같은 가치 제안의 관점으로 생각을 하지는 않는 온라인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이 요즘 더욱 더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첫눈에 보기에는 저렴한 것 같은 가격을 뽐내는 주식들도 많지만, 위태로운 투자자들도 더러 속해있는 듯한 이러한 주식의 매수자들이 과연 기업 펀더멘털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ㅇ 수익률 스프레드?국고채의 안전성을 포기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회사채를 매수하려 할 때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역시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는 중이며 제가 지난 3월에 채권을 주십시오(Gimme Credit)라는 메모를 썼을 때보다 더 좁아져 있습니다. 이 또한 투자자 측의 위험감수 수준이 높아져 있음을 의미하며, 따라서 시장 고평가의 또 다른 신호입니다.
S&P 500 밸류에이션에 관한 또 다른 측면: 2023~2024년에 기록한 58%라는 입이 떡 벌어질 만한 2년 합산 수익률 중에서 절반이 조금 넘는 부분은 소위 ‘매그니피센트 7’이라 불리는 단 7종의 주식들?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메타 플랫폼(페이스북의 모회사), 엔비디아, 테슬라?이 이뤄낸 눈부신 실적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훌륭한 기업들로서?일부는 사상 최고의 기업이기도 하며?이 7개 주식이 500개 종목의 주식 지수 시가총액 중 3분의 1이라는 놀라운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반적인 주식이나 특히 기술주에 대해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이 기업들의 훌륭함 때문에 그 주식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주식들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S&P 500의 유달리 높은 평균 주가수익비율의 원인이라는 것이 세간의 인식입니다. 사실, 이 주식들의 주가수익비율은 평균 약 33배에 달합니다. 이는 분명 평균을 넘어서는 숫자이지만, 제 생각에 이 기업들이 남다른 제품, 상당한 시장점유율, 높은 수준의 점증하는 영업이익, 그리고 강력한 경쟁적 해자(moat)를 갖추고 있는 점을 감안해보면 비합리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제가 1969년에 입사한 퍼스트 내셔널 씨티 은행이 보유했던 니프티-피프티 주식들 중 상당수는 주가수익비율 60~90배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보니 그것이야말로 높은 주가였습니다!) 그보다는, 지수에 속해 있는 매그니피센트가 아닌 493개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 22?S&P 500의 역사적 평균 주가수익비율인 10대 중반보다 훨씬 높은 수치?야말로 지수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그토록 높고 어쩌면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가게 한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부정적인 상황 전개가 더 많이 관찰되는데도 불구하고 자산 가격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시장 관찰자들이 관세로 인해 물가상승이 가속화되고 경제성장에 부담이 되며 미국이 최고의 투자처라는 인식을 망가뜨릴 것이라 생각한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S&P 500이 관세 발표 바로 전날인 4월 1일 이후 4개월 넘는 기간 동안 어떻게 14%나 상승할 수 있었을까요? 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 투자자들이란 본질적으로 낙관주의적입니다. 더 많은 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걸고 다른 사람 손에 본인의 돈을 넘겨주려면 낙관주의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특히 해당되는 사실로서, 이들의 낙관주의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ㅇ 투자자들이 낙관적 분위기에 빠져 있을 때에는 애매한 상황 전개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부정적 요인들을 간과하는 능력을 발휘합니다.
ㅇ 마지막으로 있었던 지속적인 시장 조정은 2009년 초에 끝이 났고, 이는 위험감수에 대한 심각한 처벌과 ‘저점 매수’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은 지가 16년도 더 지났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약 35세 이하 인구 가운데 어떤 이도?투자 전문가이든 아마추어 투자자이든 간에?지속적인 약세장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연령이 더 높은 투자자라면 한두 차례 이를 경험해보았겠지만, 이처럼 긴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이들 중에도 그릇된 안정감에 취해버린 사람들이 일부 있을지 모릅니다.
ㅇ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펀더멘털을 아마도 계속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소 ‘예전만큼의 최고는 아닐’ 가능성을 알아보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일부 있을지 모릅니다.
ㅇ 강세장을 계속 유지시키려는 합리화가 자주 등장하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그 중 하나가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는 말의 약자인 ‘TACO’입니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트럼프가 아무리 강한 위협을 하더라도?그래서 투자자들이 아무리 심각한 두려움을 느끼더라도 그 중 일부는?실제로 실현되지 않으리라는 것입니다.
ㅇ 시장에서 호시절이 길게 이어져온 만큼, 지금의 투자자들은 시장이 고점이어서 부진한 수익이나 심지어 손실까지 입힐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보다도 포모(FOMO)에서 동기부여를 더 크게 받고 있습니다.
ㅇ 끝으로, 현재와 같은 자산 가격을 만들어낸 투자자 컨센서스는 아마도 당연히 펀더멘털 전망을 저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적분법의 결론은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에는 펀더멘털이 전반적으로 7개월 전만큼 좋아 보이지는 않으나, 동시에 자산 가격은 2024년 말보다 더 높아져 수익 대비 높은 수준이고, 과거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강세장은 경제가 잘 운영되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그 밖에도 ‘긍정적 요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루어집니다. 현재에는 제가 보기에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있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ㅇ 최근 시장 수익, 고급 부동산, 암호화폐에서 발생된 긍정적 심리 및 “부의 효과(wealth effect)”
ㅇ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사실상 미국 주식시장을 대체할 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
ㅇ 오늘날의 새롭고도 새로운 것, 즉 AI를 둘러싼 열기

이런 것들이 투자자의 상상력에 불을 붙이고 강세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들로서, 확실히 현재에 그러한 작용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

제가 작년에 알게 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훌륭한 격언(1859년)에 따르면, 자신에게 해당되는 측면만 알고 있는 사람은 그 사안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여러분의 입장과 반대되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훤히 알고 있지 못하면, 여러분 입장의 타당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견해를 책임감 있게 펼치려면 이 문제의 다른 측면까지도 제시해야 하겠습니다.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시장이라면 어디나 밸류에이션 연장에 대한 합리화인 강세론(bull case)’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이것 없이는, 자산 가격이 지금과 같은 상태일 수 없습니다. 그 내용은 대개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을 약간 변형시킨 것입니다. 현재의 옹호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주가수익비율은 기본적으로 수익 흐름에 현금흐름 할인 계산법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계산을 수행하고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데 반영되는 주요 요소로는 수익증가율, 지속가능성, 투자자본수익률에 관한 가정들이 있습니다. 과거와 비교해볼 때, 현재의 S&P 500은 갈수록 (a) 더 빠르게 성장하고 (b) 순환주기를 덜 타며 (c) 성장에 필요한 추가 자본이 덜 들어가서 더 많은 자유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고 (d) 훨씬 더 막강한 경쟁 우위, 즉 ‘해자’를 갖춘 기업들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평균 이상의 주가수익비율을 적용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이러한 설명은 전적으로 합리적인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차별화가 가능한 요인들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로 ‘이번에는 다르다’는 논리의 덫에 관한 설명을 처음으로 했던 존 템플턴 경의 말에 따르면, 전체의 20퍼센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실제로도 그 논리가 사실이라고 하며, 지금은 그 확률이 20퍼센트를 확실히 넘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은 항시 면밀한 조사를 필요로 하는, 강세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투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황이 실제로도 다른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평범한 투자자와 뛰어난 투자자 사이가 구분지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현재는 이 두 가지 우려사항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가까운 것인지 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3가지 사항을 명심해야 합니다.

ㅇ AI 및 관련 기술개발이 세상을 바꾸어놓을 엄청난 가능성
ㅇ 대부분의 ‘새롭고도 새로운 것’의 경우,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기업들을?그래서 종종 해당사항이 없는 기업들까지 포함시켜?성공 가능성이 유망한 기업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

* * *

지나친 시장가치 고평가(overvaluation)의 존재란 결코 입증될 수가 없는 것이며, 앞서 논의한 조건들을 곧 언제라도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 이들은 주식시장이 ‘상승장’ 수준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옮겨갔음을 제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저는 공격적 투자와 방어적 투자 사이를 망라하는 스펙트럼의 관점에서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조치들을 검토하는데, 밸류에이션이 높을 시에는 좀 더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을 고려합니다. 제 아내 낸시와 제가 즐겨 시청하는 ‘액션 드라마’에서는 때로 미 국방부가 방어준비태세(데프콘, Defense Readiness Condition)를 발령하곤 하는데, 데프콘 5에서 시작해서 위험이 커지는 데 따라 핵 공격이 진행 중이거나 임박했음을 가리키는 데프콘 1까지 이를 격상시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평균 이상의 시장 밸류에이션과 낙관적 투자자 행동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투자준비태세(인베스트콘, Investment Readiness Conditions)를 점차적으로 적용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6. 매수 중지
5. 공격적 자산배분 축소 및 방어적 자산배분 확대
4. 공격적 자산 잔량 매도
3. 방어적 자산까지도 정리
2. 보유자산 전량 처분
1. 공매도 개시
제 견해로는, 인베스트콘 3, 2, 또는 1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확신에 이성적으로 도달하기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 보입니다. ‘시장가치 고평가’가 결코 “곧 하락할 것이 분명함”이라는 말과 같은 뜻은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극단까지 치닫는 것이 현명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제 경우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 인베스트콘 5에 해당하는 시기라는 생각은 어렵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비싸 보이는 것들을 가볍게 정리하고 더 안전해 보이는 것들로 갈아탄다면, 시장이 당분간 기를 쓰고 더 높이 올라가더라도 잃을 것이 비교적 적을 수 있으며. . . 어쨌든 그로 인해 밤잠을 못 이룰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서둘러 덧붙이자면 채권 투자는 일반적으로 주식보다 안전성이 더 높기 때문에, 제가 말씀 드린 환경에서 방어적 보유자산의 역할을 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수익률 스프레드가 좁다는 것은 현재의 채권상품 예상수익률이 역사적으로 볼 때 무위험(risk-free)’ 자산 대비 넉넉하지는 않다는 의미입니다(자세한 내용은 채권을 주십시오(Gimme Credit) 참조). 그러나 수익률이 절대적 기준에서 상당히 높고, 주식의 역사적 수익률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이며, 발행기관이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상환해준다는 약정으로 보장을 받는데, 이는 주식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입니다.
2025년 8월 13일
출처=오크트리 캐피탈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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